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놓은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비판이 새어 나온다.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도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와 우리 당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이번 선거는 불법 계엄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위해 대리전을 해주는 것밖에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전날(11일)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해볼만한 싸움을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것”이라며 △계엄과 탄핵반대에 대한 대국민 사과 △한덕수 총리와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당선된 것에 대한 김 후보의 사과 등을 요구했다.

이 가운데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단호히 절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선거 내내 이재명의 공격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옹호해 주다가 선거가 끝날 것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계속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번 6·3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 대한민국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에 선 선거”라며 “김문수 후보가 제시하는 ‘원칙을 지키는 정치’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개 메시지’에 국민의힘 내에서는 탐탁지 않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윤 전 대통령의 공개 행보가 당장 이번 선거 구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다. 한 전 대표가 전날 페이스북에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 안 되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선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고 한 것도 이러한 이유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겨냥 “그 입 다물기를 바란다”며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맹폭했다. 또한 조 의원은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켜야 한다”며 “그를 따르는 비상계엄 옹호세력과도 철저히 분리시켜야 한다”고 했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의 계엄과 탄핵 때문에 이 대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나”라며 “이 부분에서 윤 전 대통령께서 메시지를 내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김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의 출당과 관련해선 “한 사람 한 사람이 의견을 낼 수 있지만, 당원들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