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 이스타항공 직접투자 2,100억원… 2년간 순손실 792억원
항공업, 자본잠식률 50% 미만 유지 必… 추가 필요 자금 226억원
올해 흑자 전망, ‘12대 구매’ B737-8 순차도입… 규모의 경제 실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이하 VIG)가 이스타항공의 매각을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가 새어 나왔다. 다만 VIG 측에서는 “확인불가”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는데, 사모펀드의 특성상 엑시트를 추진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이스타항공의 몸값에 관심이 쏠리는데, 자본잠식 해소와 실적 개선 여부가 매각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먼저 이스타항공의 매각 가격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VIG가 인수한 후부터 지금까지 투자한 비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VIG는 2023년 1월 ㈜성정으로부터 이스타항공을 약 400억원에 인수한 뒤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후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1,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자본잠식에서 벗어난 이스타항공은 2023년 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을 획득, 같은 해 3월에는 항공기 3대로 국내선 운항을 개시했다.
이어 VIG는 이스타항공의 항공기 도입에 힘을 쏟아 2023년 연말 기준 보유 항공기 대수를 10대까지 늘렸다. VIG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에도 5대의 항공기를 추가로 도입해 현재 15대 기단을 구축했다. 항공기를 늘린 만큼 이스타항공의 취항지도 확대돼 현재 국내선 4개 노선과 국제선 30개 노선에 취항해 운항을 이어오고 있다.
이 과정에 적잖은 비용이 투입됐는데, 항공기 도입과 인력 추가 채용, 취항지 지점 개설 등으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이스타항공의 최근 2년 실적은 2023년 △매출 1,467억원 △영업손실 577억원 △순손실 537억원, 2024년 △매출 4,612억원 △영업손실 374억원 △순손실 254억원 등을 기록했다. 매출은 성장했고, 영업손실·순손실 규모는 감소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추가 도입 자금 마련을 위해 전환사채(CB) 발행 방식으로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이스타항공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B737-8(MAX-8) 기재 12대 ‘구매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항공기 추가 도입 과정에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CB는 최근 VIG의 600억원 수혈을 통해 일시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자금은 신규 항공기 도입 등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진다.
즉 VIG가 여태까지 이스타항공에 직접적으로 쏟은 비용만 △인수 대금(구주 인수) 400억원 △1차 유상 증자 1,100억원 △2차 유상 증자 600억원 등 총 2,100억원이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VIG가 지분 100% 보유하고 있는 만큼, 2023∼2024년 이스타항공이 기록한 약 792억원의 순손실도 전부 VIG가 부담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스타항공의 순손실로 인해 자본금이 깎이면 그만큼 기업가치가 떨어지고, 유상증자 없이 방치할 경우 자본잠식으로 다시 전락할 수 있는데,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이스타항공의 재무상태는 완전자본잠식으로 돌아섰다.
이스타항공의 2023년 연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34.6%로 낮은 편에 속했지만, 2024년 감사보고서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자본잠식률은 199.5%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항공사업법상 자본잠식률이 50%를 웃도는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거나 완전자본잠식인 경우 국토교통부는 해당 항공사에 재무구조 개선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국토부 제재를 받지 않으려면 VIG는 이스타항공의 자본잠식률을 50% 미만 수준까지 낮춰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자본 총계가 최소 76억5,000만원이 돼야 한다. 이스타항공의 지난해 연말 기준 자본 총계는 -149억1,700만원이다. 즉 자본잠식률 49% 수준을 달성하기 위해 추가로 필요한 자금은 최소 226억원 정도다. VIG에서도 추가로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은 대목이다.
또한 ‘+α’로 이자비용 등을 포함할 시 VIG가 이스타항공에 투자한 비용은 최소 2,400억∼2,5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VIG의 경우 투자를 할 때 내부수익률(IRR) 목표를 통상적으로 20∼25% 수준으로 알려진다. 단순히 수익률만을 25%로 반영할 시 이스타항공의 매각 가격은 약 3,100억∼3,200억원이다.
여기에 이스타항공의 보유 항공기가 현재 15대, 그리고 올해 하반기 B737-8 기재 5대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운영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올해 5,000억원 이상 매출 및 흑자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또한 내년부터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20대로 운항을 시작하고, 내년 연말까지 B737-8 기재 7대를 더 추가해 기단을 27대까지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스타항공은 이러한 기단 확대와 노선 확장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내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 흑자 실적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항공기 대수가 이스타항공과 비슷한 규모의 항공사는 에어부산이 있다. 에어부산은 현재 20대의 항공기를 보유 중인데, 지난해 연말 기준 실적은 △매출 1조68억원 △영업이익 1,463억원 △순이익 24억원 등을 기록했다.
항공업계 평균 PSR(주가매출비율)이 0.5배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스타항공이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경우 이론적으로 기업가치는 5,000억원 수준이 된다고 분석할 수 있다.
VIG의 이스타항공 투자비용에 매각 시 수익률을 반영한 3,100억∼3,200억원에 실적 신뢰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항공사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반영할 경우 이스타항공의 매물 가격은 최대 4,000억원 안팎 수준으로 점쳐진다.
| 사모펀드 VIG파트너스, 이스타항공 인수부터 현재까지 직접 투자 비용 | |
|---|---|
| 2025. 7. 29 | VIG 및 이스타항공 |
| 이스타항공 2023년, 2024년 감사보고서 재무제표 | |
|---|---|
| 2025. 7. 29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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