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미국과의 관세 협상 극적 타결된 가운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역사에 죄짓지는 말아야죠”라고 했다고 전했다.
강 실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렇지 않은 얼굴 밑으로 피 말리는 심정을 숨겼던 지난 며칠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에서는 계산에 계산이 거듭되었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는 없을까. 피치 못할 상처를 최대한 줄이는 길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25% 부과 시한을 하루 앞두고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 등과 같은 15%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고 자동차 관세도 15%로 합의했다. 아울러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도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관세 협상을 성사시키기까지 이 대통령의 고민도 깊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제가 이빨이 흔들렸다. 가까이 있는 참모분들은 안다”며 “우리가 얼마나 노심초사하면서 어떤 행동을 하고 있는지”라고도 전했다.
강 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은 자주 답답해했다”며 “평소에 막힘없던 그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했고 집중하고 또 집중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어떤 국민에게 예상치 못한 부담으로 돌아가진 않을까 하는 염려와 모든 답답한 순간에도 돌파구를 찾아내려는 대통령의 고심이 읽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3실장 회의를 마치고 장관들과의 화상통화도 마친 시간에 이 대통령이 '제 방에 갑시다' 하더니 “둘이 앉아 한동안 말이 없던 대통령은 ‘강 실장님, 우리 역사에 죄는 짓지 말아야죠’라고 나지막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오늘 대통령께서 ‘점심하러 가시죠’라던 말씀을 들었을 때 비로소 뭔가 한 단락이 지어졌다는 게 실감났다”고 했다.
식당을 방문해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이 대통령의 사진을 공유한 강 실장은 “사진을 요청하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찍어주는 사람도 서로 눈으로 고생 많았다는 인사를 전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고심과 결단, 한마음으로 매달렸던 전 부처와 대통령실 실무자들의 노력과 팀워크, 모든 것들에 감사한 날”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