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LG전자·LG AI연구원, 차세대 한국형 휴머노이드 ‘KAPEX’ 개발
4년 내 산업 실증 목표… 오는 11월부터 결과 단계적 공개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LG전자, LG AI연구원과 공동으로 한국형 차세대 휴머노이드 ‘KAPEX(케이팩스)’ 개발에 나선다고 30일 밝혔다. 미·중 양강이 주도하는 AI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할 초석이 될 전망이다.
휴머노이드 플랫폼은 Physical AI 구현의 필수 무대다. 로봇이 인간의 몸처럼 팔과 다리를 자유롭게 움직이고 손으로 도구를 다루며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이 플랫폼은 사실상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KAPEX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이고 차별화된 기술 해법을 제시하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휴머노이드는 단순히 인간의 동작을 따라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반면 KAPEX는 스스로 학습하고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정밀한 조작과 사람과의 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차세대 휴머노이드다.
KAPEX는 단순히 움직이는 로봇이 아닌 경험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는 ‘지능형 동반자’다. ‘KAPEX’라는 이름은 한국형 기술로 진화의 정점(APEX)에 도달하겠다는 의지와 인류(Ape)의 진화와 미지의 가능성(X)을 표현했다.
공동 연구팀의 목표는 인간과 동등한 수준의 운동·조작 능력을 갖춰 가정 및 산업 현장에서 사람과 동일한 수준의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다. KAPEX는 고출력 전신 액추에이터 등 주요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탑재함으로써 한국형 휴머노이드의 기술 자립도를 높이고 세계 시장 진출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KAPEX의 핵심 기술은 △인간 수준의 신체 능력과 사람 손처럼 섬세한 촉각 센싱 다지 로봇핸드 △강화학습·VLM 기반 증강형 AI 학습 능력 △복합 환경 인지와 자율 보행 기술이다. 이 세 가지가 결합돼 KAPEX는 재난 대응부터 생활 지원까지 범용적인 작업 수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기술 협력은 세 기관이 각자의 강점을 융합해 AI 기반 실질적 산업 적용을 이끄는 로봇 혁신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IST AI·로봇연구소의 AI 휴머노이드 원천 기술에 LG전자의 제품화·양산 역량과 글로벌 사업 경험,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인 ‘EXAONE(엑사원) Vision Language(VL)’ 기반 로봇 브레인 기술이 더해져 차세대 한국형 휴머노이드의 토대가 마련됐다.
이번 협력은 초대형 기술이전을 시작으로 AI 기술 접목, 글로벌 확장형 협력 생태계로 이어지며 향후 4년 내 산업 현장 실증과 상용화 착수를 목표로 한다. KIST-LG연구팀은 KAPEX에 차세대 기능 탑재를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부터 그 성과를 단계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종원 KIST 휴머노이드연구단 단장은 “KAPEX는 한국형 AI 로봇이 미·중 중심의 시장 질서에 도전하는 실질적 대안이자 새로운 글로벌 표준이 될 것”이라며 “실증과 상용화를 통해 한국이 로봇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