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론: 아레스’가 압도적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영화 ‘트론: 아레스’가 압도적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가상 세계에서 창조된 존재를 현실 세계로 끌어올 수 있는 시대. 그곳에서 탄생한 AI 최종 병기 아레스(자레드 레토 분)는 초인적인 힘과 속도, 고도 지능으로 설계되어 무한히 재생될 수 있지만 기술의 한계로 현실 세계에 단 29분만 머무를 수 있다.

그러던 중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 이브 킴(그레타 리 분)은 기술의 한계를 넘어설 해답을 발견하게 되고, 아레스가 점차 통제를 벗어나 자신만의 목적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자 인류는 역사상 한 번도 경험한 적 없는 최악의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

영화 ‘트론: 아레스’(감독 요아킴 뢰닝 감독)는 가상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넘어온 고도 지능 AI 병기 아레스의 등장으로 시작되는 통제 불가의 위기를 그린 압도적 비주얼 액션 블록버스터다. ‘말레피센트 2’,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등의 요아킴 뢰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자레드 레토, 한국계 미국인 배우 그레타 리 등이 출연해 신선한 앙상블을 완성한다. 

AI 시대를 관통하는 지금 실체를 가지게 된 AI들이 현실 세계를 위협한다는 소재로 몰입도 높은 스토리를 완성하는 것은 물론,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완성된 비주얼로 단순한 관람을 넘어 시각적 체험으로서의 쾌감을 선사한다. 여기에 아카데미 음악상을 받으며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아티스트로 거듭난 나인 인치 네일스의 감각적인 음악까지 더해져 오감을 충족한다. 

호연을 펼친 자레드 레토(왼쪽)와 그레타 리.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호연을 펼친 자레드 레토(왼쪽)와 그레타 리. /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선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일상적으로 활용되는 현시대에 실체를 가진 AI가 현실을 위협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흥미를 자극한다. 특히 영화 속 인공지능 캐릭터 아레스는 단순한 프로그램이나 기능적 존재가 아닌, 스스로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 감정을 체험하는 정서적 개체로 그려지는데 이를 통해 인간과 기술의 경계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깊은 사유의 여지를 남긴다. 

압도적 스펙터클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차원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상상력과 스타일리시한 비주얼로 사이버펑크 세계를 스크린에 완벽 구현하는 것은 물론, 화려하고 감각적인 액션으로 눈을 즐겁게 한다. 시리즈 특유의 개성이 녹아있으면서도 차량·디스크·그리드 등 모든 요소에 새로운 질감을 불어넣어 익숙함 속의 낯선 세계를 펼쳐낸다. 현실과 그리드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연출 역시 인상적이다. 단순한 SF를 넘어 현실과 가상을 잇는 새로운 차원을 열어젖히며 전례없는 영화적 체험을 선사한다.

청각 경험 역시 강렬하다. 심장을 두드리는 신시사이저 사운드와 파동처럼 밀려드는 전자음이 디지털 세계의 숨결과 긴장감을 구현하며 또 하나의 감각적 서사로 작용한다. 강렬한 리듬과 음울한 선율이 공존하며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흔든다. 단순한 배경음악을 넘어 시각적 스펙터클과 완벽히 호응하는 청각적 몰입, 듣는 음악이 아니라 체험하는 음악으로 감각적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딜린저 시스템에서 개발한 AI 프로그램이자 뛰어난 전투 기술을 가진 궁극의 병기 아레스로 분한 자레드 레토는 현란한 액션은 물론, 점차 변화하는 입체적인 감정까지 섬세하게 표현하며 장르적 쾌감과 감성을 모두 자극한다. 딜린저 시스템의 가장 큰 경쟁사인 IT 회사 엔컴의 대표이사 이브 킴 역의 그레타 리도 안정적으로 극을 이끌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다. 러닝타임 119분, 오늘(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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