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이앤에스글로벌은 SI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 문제가 경제계의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오너일가 이익극대화를 위해 활용되던 각종 ‘꼼수’에 대한 강도 높은 손질이 시작된 것이다.

특히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는 규제대상에서 벗어난 중견기업들의 실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에 김상조 신임 공정거래위원장은 중견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공언하기도 했다.

◇ 내부거래 의존도 85% SI계열사

국내 축전지업계 1위 세방전지를 중심으로 하는 세방그룹은 연매출 1조5,000억원이 훌쩍 넘는 견실한 중견그룹 중 하나다.

하지만 이곳에서도 내부거래 및 일감 몰아주기의 부적절한 활용이 포착된다. 바로 이앤에스글로벌이란 작은 회사다. 이앤에스글로벌은 2009년 세방하이테크에서의 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초기엔 처음엔 투자 및 경영자문업만 영위하다 이후 전산관리 등 IT관련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문제는 이앤에스글로벌의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다. 지난해 같은 경우 약 75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그 중 63억원이 내부거래였다. 그중에서도 세방전지 40억, (주)세방 13억 등 두 회사의 영향력이 컸다. 내부거래 비중은 85%에 달한다.

이는 2015년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69억원의 매출액 중 61억원을 용역수익으로 올렸는데, 60억원이 내부거래였다.

이처럼 이앤에스글로벌은 그룹 계열사를 통해 매출의 대부분을 올리고 있다. 계열사의 전산관리 업무를 해주며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내부거래가 횡행하는 SI계열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세방그룹 계열사가 망하지 않는 한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을 이앤에스글로벌은 이상웅 세방그룹 회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이상웅 회장 본인이 80%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는 여동생(10%)과 (주)세방(10%)이 보유 중이다.

이를 통해 이상웅 회장은 쏠쏠한 ‘용돈’을 벌고 있다. 지난해 1억6,000만원을 배당받았고, 매년 1억원 안팎의 배당금을 꾸준히 수령해왔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이익잉여금이 570억원에 달하는 든든한 ‘현금창고’이기도 하다.

이상웅 회장에게 이앤에스글로벌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앤에스글로벌은 (주)세방 지분 18.53%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지배구조에 있어서도 핵심 꼭짓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에 대해 세방그룹 측 관계자는 “각 계열사별로 전산업무 담당 부서가 없다”며 “그 부분을 이앤에스글로벌이 수행하고 있을 뿐, 다른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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