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EV 트렌드 코리아’에 참가해 한국 시장 진출을 알린 북경자동차그룹(BAIC). /시사위크
‘2019 EV 트렌드 코리아’에 참가해 한국 시장 진출을 알린 북경자동차그룹(BAIC). /시사위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중국차의 한국 시장 공략이 점점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전기차와 가성비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비롯해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기 승용차뿐만 아니라 전기 상용차도 한국 시장에 선보여 중국 대표 전기차 브랜드의 가치와 기술력을 알리겠다.”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EV 트렌드 코리아’를 통해 제임스 고 북경모터스 대표가 밝힌 일성이다. 올해로 두 번째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 포르쉐, 닛산 등 국내외 완성차 브랜드와 함께 북경자동차그룹(BAIC)이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모터쇼나 부산모터쇼를 통해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북경자동차그룹이 EV 트렌드 코리아에 부스를 마련하고, 3종의 전기차를 공개한 것이다.

북경자동차그룹의 수입 판매사인 북경모터스는 EV 트렌드 코리아를 통해 국내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북경자동차그룹은 중국 자동차업계 1위의 위상을 자랑하며, 특히 지난해 전기차 판매실적에서 세계 4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번에 선보인 전기차는 절차를 거쳐 내년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중국차 전문 수입업체 신원CK모터스는 10일 동풍소콘 론칭 1주년을 맞았다. 동풍소콘은 중국 자동차업계 2위 동풍자동차의 수출용 브랜드다. 신원CK모터스는 2017년 북기은상에 이어 지난해 동풍소콘을 국내에 론칭하며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판매실적이나 성장세가 당초 목표치엔 미치지 못하지만, SUV부터 경상용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며 중국차의 한국 시장 공략 강화에 힘을 보태는 중이다.

중국의 ‘전기차 굴기’를 상징하는 비야디(BYD) 자동차도 이미 국내에 진출해 활발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비야디는 배터리 제조업체로 시작해 현재 세계 전기차 업계 1위로 성장한 곳이다. 2016년 제주도에 비야디코리아를 설립하고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며, 올해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2018 EV 트렌드 코리아’에 부스를 마련한 바 있다. 이미 제주도에 전기버스를 공급했고, 최근엔 부산 지역에 대한 투자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밖에도 중국차 업계의 한국 시장 진출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단순히 판매 뿐 아니라, 생산기지 구축 등 다양한 방식이 검토 및 추진되고 있는 중이다. 중국 퓨처모빌리티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인수 컨소시엄에 상당한 자금을 투입했으며, 쑹궈모터스는 SNK모터스와 합작으로 군산 새만금에 전기차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중국차 업체들이 주로 전기차를 앞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만큼, 관련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자칫 국내 전기차 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차원에서 전기차 산업에 많은 공을 들여온 중국은 지난해 세계 전기차 판매순위 상위 10개 업체 중 5곳을 배출하는 등 이 부문에서 양적·질적으로 앞서가고 있다.

물론 중국차들이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개선되긴 했지만, ‘중국산’에 대한 편견은 아직 완전히 깨지지 않은 상황이다. 무엇보다 품질 및 안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큰 만큼 이미지 개선 및 신뢰 확보가 당면과제로 지적된다.

철저한 계획 및 비전을 바탕으로 한 국내 시장 진출 및 서비스 인프라 확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숙제다. 국내에 진출한 중국차 브랜드 중 일부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거나 서비스 인프라가 부족해 소비자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차의 한국 진출은 중국 현지의 의지보단 국내 수입사의 의지가 더 크게 반영돼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 입장에선 자체 시장도 크고, 더 큰 해외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상황이라 한국이 1순위는 아니다. 반면, 중국차 수입을 추진하는 국내 중소수입사들은 가성비를 앞세워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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