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쿠전자의 '펫드라이룸'과 쿠첸의 '젖병살균소독기' / 각사
쿠쿠전자의 '펫드라이룸'과 쿠첸의 '젖병살균소독기'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밥솥을 ‘K-전자’ 반열에 올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쿠쿠전자와 쿠첸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1위 쿠쿠가 성숙기에 접어든 밥솥시장의 한계를 보완할 미래 먹거리로 펫용품에 주목하고 있는 반면, 쿠첸은 유아가전으로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 ‘펫 드라이룸’ 코로나19 호재타고 인기↑

밥솥계의 영원한 숙적인 쿠쿠전자와 쿠첸은 사업 다각화 전략에 있어서도 유사한 길을 걸어왔다. 밥솥 ‘한 우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생활 및 주방제품을 선보이며 종합가전기업으로 진화해 왔다.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쏙 빼닮으며 테칼코마니급 싱크로율을 보이던 두 회사가 최근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쿠쿠전자는 방송과 산업 등 전방위에 걸쳐 주가를 갱신하고 있는 반려동물에 역량을 쏟고 있다. 펫용품 전문 브랜드인 ‘넬로’를 선보인지도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난해 중순 ‘펫 드라이룸’을 선보이며 펫용품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쿠쿠전자는 산책용 가슴줄인 ‘하네스’로 라인업을 확장했다.

반려동물의 털을 건조해주는 등의 기능을 가진 펫 드라이룸은 대당 100만원에 가까운 가격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올해 1분기 해당 제품의 판매량은 전 분기와 비교했을 때 13%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4차례에 걸쳐 진행한 NS홈쇼핑에서는 평균 100%의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쿠쿠와 NS홈쇼핑은 이달에도 추가 편성을 계획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생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반려동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외출이 어려워진 반려동물의 스트레스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반려인들 사이에 퍼지면서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105곳에 달하는 쿠쿠전문점 외에도 홈쇼핑(NS‧현대‧롯데), 양판점(전자랜드‧하이마트) 등 온‧오프라인 채널 다각화에 힘쓴 것도 펫 드라이룸의 판매 증대를 견인했다.

◇ 中 밀레니얼 부부 공략나선 육아 ‘필수템’

쿠쿠전자 관계자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회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크지 않지만 펫용품을 신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현재 펫 드라이룸은 수출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국내 밥솥시장에서 30% 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쿠첸은 유아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2018년 서브 브랜드 성격의 ‘쿠첸 베이비케어’을 선보인 뒤 국내외에서 젖병살균소독기, 오토분유포트를 선보였다. 두 제품은 육아 부담을 더는데 도움이 된다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혼부부들의 ‘필수템’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또 2013년 선보인 3.5인용 A03 시리즈는 ‘이유식 밥솥’이란 별칭을 얻으며 스테디셀러 반열에 올랐다.

영유아 소비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국 진출도 마쳤다.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징동(JD)닷컴 등 온라인을 포함한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 등 주요 도시에 위치한 백화점과 유아용품 전문 매장에서 ‘바링허우’(80년대생), ‘주링허우’(90년대생)으로 대표되는 중국의 젊은 부모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선 쿠첸은 유아 등 틈새시장을 통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첸 관계자는 “박재순 신임 사장 취임 후 매출 및 수익성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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