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본관에서 화상을 통해 열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일명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시행 4주년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향후 목표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야당은 ‘자화자찬’이라고 비판했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케어가 ‘용두사미’였다고 지적했다.

◇ 문재인 대통령 “3,700만명 국민, 9.2조 의료비 절감”

문 대통령은 이날 보고대회에서 “국민들의 지지 덕분에 정부는 ‘문재인 케어’를 과감하게 시행할 수 있었고, 국민들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정책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문재인 케어는 2022년까지 전국민 의료비 부담을 평균 18% 낮추고, 미용·성형을 제외한 모든 의료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보장률을 70%까지 올리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건보 보장성 강화는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고, 치료비 때문에 가계가 파탄나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정책”이라고 소개했다.

우선 문재인 케어 도입 당시 제기됐던 건보 재정 적자 우려에 대해 “정부는 당시 20조원의 적립금 가운데 10조원을 보장성 강화에 사용하고 10조원의 적립금을 남겨둘 것을 약속했다”면서 “약속대로 건강보험 보장 범위는 대폭 확대하면서 재정은 안정적으로 관리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건보 적립금은 17조4,000억원으로, 2022년 말 목표인 10조원을 훨씬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정부는 저소득층의 4대 중증질환에 대해서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을 제도화했다. 모든 질환에 대해 최대 3,000만원 지원, 연간 본인 부담 상한액을 인하해 최대 150만원 이내에서 진료비 걱정 없이 치료할 수 있게 했다.

문 대통령은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에 의해 우리는 개인 질환뿐 아니라 코로나 예방과 진단, 치료비용부터 야간 간호료와 의료인력 지원 비용에 이르기까지 감염병과 연관되는 모든 분야에서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며 “지난해 말까지 3,700만명의 국민이 9조2,000억원의 의료비를 아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건강보험이 의료기술 발전을 촉진하는 마중물이 되고, 건보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보장성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다”며 “정부 역시 건보 재정을 더 투명하고 철저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보고대회에서는 중증 암(림프종)을 이겨내고 도쿄올림픽에서 태권도 동메달을 딴 인교돈 선수 등 국민들의 보장성 강화 체험 사례도 소개됐다.

◇ “사실상 실패, 자화자찬” 비판도

향후 보완 과제는 가계 의료비 줄이기다. 진료기술이 발전하고 의료서비스가 세분화되면서 새로 생겨나는 비급여 항목이 많아졌다는 게 문 대통령의 판단이다. 문 대통령은 건보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 건강 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포용적 회복과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문 대통령은 건보 보장성 강화에 대해 “우리 사회 전체의 회복력을 높여 민생과 경제 활력을 뒷받침하는 길”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향후 정부는 △갑상샘·부비동 초음파 검사 △중증 심장질환·중증 건선·치과 신경치료 등 필수 진료 등은 각각 올 4분기와 내년까지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을 위해 소득수준별 지원비율도 조정하기로 했다. 아울러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지원 확대 △중증소아 단기입원 서비스센터 설립 △지역 중증거점병원 지정 등도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문재인 케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참여연대는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케어 시행 이후 건강보험 보장률의 상승률이 미비하고, 재난적 의료비 감소 효과도 매우 미미하다"며 “사실상 실패”라고 지적했다. 특히 저소득층의 의료비 부담 경감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의료비로 인한 빈곤화율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해 건보 적립금이 17조4,000억원에 달한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은 1년을 주기로 하는 단기보험이기 때문에 당해년도 수입만큼 지출로 사용해야 한다”며 “흑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신 보험 재정 지출을 억제하여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문재인 케어는 용두사미로 그쳤다”며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목표 달성의 사실상의 실패가 소임을 다하지 못한 자신들에게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남은 임기동안이라도 정부는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홍보성 보고대회’가 생중계된 점을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이 시국에 자화자찬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며 “도무지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정권”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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