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6·1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에 박지현 민주당 공동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읍소’ 전략에 나섰다. 판세가 급박해지자 ‘로우 키’(low key) 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략이 먹힐지는 미지수다. 

◇ 지방선거 ‘빨간불’ 민주당

박 비대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긴급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염치없지만 한 번만 부탁드린다”며 “국민 여러분, 우리 민주당 후보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딱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당 쇄신안도 발표하겠다고 공언했다.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 김동연이 낮은 곳으로 들어가 민주당의 변화를 만들어낼 씨앗이 되겠다”면서 “우리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린다. 회초리를 들고 꾸짖을지언정 외면하거나 포기하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이 다급해진 것은 0.7%p 박빙의 차이로 패배한 지난 대선 결과가 무색하게 최근 당 지지율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16~2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전주 대비 0.9%p 오른 52.1%, 국민의힘 지지율은 2.0%p 오른 50.1%로 나란히 과반을 돌파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38.6%에 그쳤다. 

게다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계속돼 당에 위기감을 더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에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마케팅’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퇴임 후에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내세워 야권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위원장이나 김동연 후보에 따르면, 지난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13주기에서 문 전 대통령은 두 사람과 각각 사진을 찍었고 “꼭 이기시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한 것”

통상적으로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진행되는 전국단위 선거에서는 여당이 유리했다. 그러나 이번 지선은 대선 이후 석달 만에 치러지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높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민주당 역시 ‘해볼 만 하다’는 인식이 있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마이웨이’ 행보를 보이며 ‘견제론’이 먹힐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선거가 가까워오면서 판세는 여당 쪽으로 기울었다. 이에 이재명 위원장의 ‘조기 등판’까지 이끌어낸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민주당은 17개 광역단체장 중 7개를 얻으면 선전, 8개는 선거 승리, 9개는 대승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그만큼 어려운 선거였다는 의미다. 그런데 광역단체장 7개도 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읍소’ 전략이 통한 적이 있을까.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열린 제6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이 참패할 것으로 예상됐다. 세월호 참사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청와대와 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무성 의원 등이 초췌한 모습으로 ‘도와달라’는 피켓을 들고 읍소 캠페인을 벌인 끝에 패배를 면한 바 있다. 

다만 ‘읍소’ 전략은 통상적으로 선거에서 불리한 쪽에서 꺼내들었기에, 박 위원장의 사과가 선거 판세에 얼마나 긍정적인 효과를 줄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지지층이 와해될 것이라는 비판적 의견도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사과로 선거를 이기지 못한다”며 “새 약속보다 이미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한 선대위 관계자는 “효과보다는 그만큼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했다는 점을 봐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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