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어린이집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보육정책의 일환으로 꾸준히 확대돼왔다.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 최근 들어선 양육부담 절감보다는 아동의 발달을 위해 어린이집을 찾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집에 대한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어린이집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 어린이집에 보내는 이유?… 양육부담 절감→아동발달 위해서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8일 ‘2022년 어린이집 이용자 만족도 조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영유아보육법 제9조에 따라 3년마다 실시되는 법정조사인 보육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해에 이뤄지는 만족도 조사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영유아 자녀를 둔 1,0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 가구는 영아가 34.3%, 유아가 65.7%의 비율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이용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5점 척도 기준 어린이집 이용만족도는 평균 4.08점으로 2020년 3.72점이었던 것에 비해 대폭 상승한 모습이었다. 2020년도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린이집 이용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해도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4.06점)보다 높아진 수준이다.
시설유형별 만족도도 지난 2019년에 비해 상승했다.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만족도는 2019년에 비해 0.08점 높아지며 4.35점의 가장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법인‧단체 등 어린이집(4.28점) △가정어린이집(4.17점)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집(4.14점) △국공립어린이집(4.11점) 등 대부분의 보육시설이 4.0점 이상의 만족도를 보인 가운데 민간어린이집에서만 2019년에 비해 소폭 하락한 3.98점을 기록했다.
한편 조사 가구 중 어머니가 취업 중인 경우는 52.4%였다. 이는 영유아가 어린이집에 다니게 된 이유 중에서 △‘생업‧취업으로 직접 돌보기 어려워서’가 39.4% △‘양육부담을 덜기 위해’가 14.6%를 차지한 것과도 관련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육부담 절감 외에도 영유아의 발달을 위해 어린이집을 찾는 부모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발달 위한 교육을 위해서’ 어린이집에 보낸다는 응답이 41.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이는 지난 2020년 21.4%보다 약 20%p(퍼센트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라 눈길을 끈다.
◇ 빠른 속도로 문 닫는 ‘전국 어린이집’
그러나 이런 필요성과 높은 만족도에도 불구하고 어린이집 폐원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4만3,770개소로 최고점을 찍었던 전국 어린이집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다. 특히 2017년 이후로는 감소폭이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
2017년 4만238개소였던 어린이집은 △2018년 3만9,171개소(2.7%↓) △2019년 3만7,371개소(4.6%↓) △2020년 3만5,352개소(5.4%↓) △2021년 3만3,246개소(6.0%↓) 등 큰 폭으로 감소해왔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으로 꾸준히 확대돼왔던 어린이집이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모습은 우리 사회에 닥친 저출생의 문제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로 인해 어린이집을 이용하려는 젊은 부모들은 고민이 많다. 보건복지부의 조사결과 어린이집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집과의 접근성(43.9%)이 가장 많은 응답을 얻었다. 그러나 육아 커뮤니티 등에서는 잦은 폐원으로 인해 점차 집과 먼 어린이집으로 옮기게 된다며 새롭게 옮긴 어린이집마저 폐원하는 것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재원 중인 영유아가 감소하더라도 어린이집 운영을 지속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진행해왔다. ‘2022년 보육사업안내’에 따르면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으로 인해 재원 중인 영유아가 적어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지더라도 보육교사 등의 인건비 지원이 가능했다. 그러나 코로나19도 엔데믹을 맞은 올해는 해당 지원사업도 끝이 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에 영향을 받고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많아질 수도 있을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어린이집은 부모가 일을 하느라 아이와 함께하지 못하는 시간에 대신 돌봐준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영유아의 교육과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저출생 해결 방안으로 활용돼왔다. 특히 최근에는 보육의 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보호자가 희망하는 육아정책에는 ‘보육서비스의 질 향상’이 22.1%로 가장 높았고 △육아휴직제 정착 등 고용관련 제도 개선이 20.7% △보육‧양육 관련 현금지원 확대가 17.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어린이집에 대한 필요성이 점차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어린이집 감소 추세를 감안하면 저출생과 함께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 수도 있어 정부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어린이집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탓에 부모의 휴‧퇴직 없이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만큼 아이를 낳으려는 사람들도 줄어들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2022년 보육사업안내 | |
|---|---|
| 2022. 03 | 보건복지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