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월드컵’을 모티프로  한 영화 ‘드림’.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홈리스 월드컵’을 모티프로 한 영화 ‘드림’.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오늘(26일) 개봉한 영화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PD 소민(이지은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 ‘극한직업’(2019)으로 1,600만 관객을 사로잡은 이병헌 감독의 신작으로, 2010년 제8회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사표를 던진 대한민국 대표팀의 실화를 모티프 한 작품인데요. 이병헌 감독의 마음을 흔든 ‘홈리스 월드컵’에 대해 알아볼까요?

Q. 홈리스 월드컵이란 무엇인가요?

A. 홈리스 월드컵(Homeless World Cup)은 축구를 통해 노숙인, 시설 거주자 등 주거 취약계층인 홈리스의 자립 의지와 부정적 사회 인식을 개선하는 목적으로 시작된 세계 유일 홈리스들의 국제 축구 대회입니다. 홈리스 월드컵 재단에서 주관합니다. 전 세계 70여 개국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4년에 한 번 열리는 일반 월드컵과 다르게 매년 개최되는 연례 대회입니다.  

Q. 언제, 어떻게 시작됐나요?

A. 영국의 사회적 기업가 멜 영은 그의 절친한 친구이자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빅이슈’ 창립자 존 버드의 제안으로, 2001년 헤랄드 슈미에드와 함께 홈리스 월드컵 재단을 설립했습니다. 축구를 통해 홈리스의 자활을 돕자는 취지였는데요. 2003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첫 월드컵 대회가 개최된 후, 스웨덴‧스코틀랜드‧남아프리카공화국‧덴마크‧호주‧프랑스‧멕시코‧폴란드‧칠레‧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가에서 대회가 열렸습니다. 올해는 오는 7월 8일부터 15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됩니다.     

Q. 대회 진행 방식과 참가 기준이 궁금해요.

A. 만 16세 이상의 홈리스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각 국가의 공식 주관사에서 심사를 거쳐 대표팀을 꾸립니다. 대회에 출전할 기회는 단 한 번만 주어집니다. 전 대회 출전자는 다음 대회에 나설 수 없습니다. 남녀 모두 출전할 수 있습니다. 2003년 대회 출범 당시에는 남자부 대회만 있었지만, 2010년부터 여자부 대회도 신설됐습니다. 골키퍼 1명, 필드 플레이어 3명이 뛰는 4인제 풋살 방식으로, 전‧후반 각 7분의 경기를 통해 승패가 결정됩니다. 선수 교체는 제한 없이 할 수 있습니다. 조별리그 경기를 통해 상위권을 기록한 8개 팀이 토너먼트에 진출, 우승팀을 가리게 됩니다.  

실화의 힘을 바탕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드림’.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실화의 힘을 바탕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드림’.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Q. 한국 대표팀은 어떤 성적을 기록했나요?

A. 한국은 2010년 브라질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첫 출전해, 매년 대회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65개국이 참가한 첫 대회에서 43위에 그쳤지만, 최우수 신인팀상(BEST NEW COMER)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영화 ‘드림’의 모티프가 바로 이 대회입니다. 역대 한국의 최고 성적은 2019년 영국 카디프 홈리스 월드컵 대회에서 남자부가 기록한 44개국 중 32위입니다. 해당 대회에서 한국은 5승 7패를 기록했습니다.   

Q. 영화 ‘드림’에는 실제 이야기가 얼마나 반영됐나요?

A. ‘드림’은 한국 대표팀의 첫 대회를 바탕으로, 캐릭터와 에피소드를 더해 새롭게 창작된 이야기입니다. 이병헌 감독은 TV 다큐멘터리를 통해 홈리스 월드컵에 대해 처음 접하게 됐다는데요.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성적은 저조했지만, 가장 큰 응원을 이끌어냈던 한국 대표팀의 투지와 열정에 큰 감동을 느꼈다고 합니다.  

이에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실제 한국 팀의 경기 내용을 그대로 담아내는데 중점을 뒀다고 했습니다. 이병헌 감독은 최근 <시사위크>와 인터뷰에서 “브라질에서 겪었던 대회 과정, 그 내용을 똑같이 영화로 옮기고 싶었다. 실화에 나의 기교로 뭔가 만들어서 끼워 넣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은 특정 인물을 모델로 하진 않았지만, 많은 취재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홈리스들과 그들의 사연을 취합해 완성됐습니다. 이병헌 감독은 “특별해 보이지만 동시에 보통의 면모를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모두에게 기회가 있다’는 의미를 무겁지 않고 재미있게 그려내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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