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9월 한국 영화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8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영화 ‘베테랑’(감독 류승완)의 흥행 덕이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공개한 ‘2024년 9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발표’ 자료에 따르면, 9월 극장 전체 매출액은 1,001억원, 관객 수는 1,011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한국 영화 매출액은 810억원, 관객수는 812만명이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처음으로 80% 넘는 한국 영화 점유율이 집계됐다. 또 이는 올해 1월부터 9월 기준 연중 최고치에 해당한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매출액 77.7%, 관객 수 73.9% 증가했다.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9월 극장가를 이끌었다. 전체 흥행 1위에 올랐다. 추석 연휴 하루 전날인 9월 13일 개봉한 ‘베테랑 2’는 2주가 조금 넘는 기간 동안 625억원의 매출과 관객 수 649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9월 흥행 1위뿐 아니라 역대 추석 개봉작 중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이다. 

이렇다 할 경쟁작이 없다는 점도 ‘베테랑2’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유일한 대작 한국 영화로 추석 극장에 개봉한 ‘베테랑2’는 개봉일 기준 71%에 달하는 상영점유율을 기록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다양한 한국 영화 개봉작이 없는 가운데 대다수의 스크린이 1위 작품에 집중돼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9월 외국 영화 매출액은 191억원, 관객 수는 198만명으로 전월 대비 56% 이상 감소했다. 9월 외국 영화 1위 작품인 ‘에이리언: 로물루스’를 포함해, 9월 외화 중 매출액 50억원, 관객 수 50만명을 넘긴 작품은 없었다. ‘인사이드 아웃2’가 개봉한 6월 이후 외국 영화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으며 9월까지 ‘인사이드 아웃2’ ‘웡카’만이 300억원 매출액과 300만명 관객 수를 넘겼다.

외국과 한국 영화를 모두 포함한 1~9월 전체 누적 매출액은 9,4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는데 누적 관객 수는 9,685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3.1% 정도 소폭 증가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관객 수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특수 상영을 앞세운 외화의 약세를 꼽을 수 있다”며 “티켓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수 상영이 매출액 규모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전년 동기의 경우 앞서 언급된 메가히트 작품 외에도 ‘아바타: 물의 길’(2022) ‘오펜하이머’(2023) 등 특수 상영이 중요 마케팅 포인트인 외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영화 ‘사랑의 하츄핑’의 선전도 눈길을 끈다. 8월 7일 개봉한 ‘사랑의 하츄핑’은 9월까지 103억원의 누적 매출액과 누적 관객 수 115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2위에 올랐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100만명의 관객을 돌파한 것은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 3D’(2012) 이후 12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