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세상의 희망인가, 위협인가.”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 분)은 오늘도 세계 곳곳의 위협에 맞서 싸우지만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행해졌던 행동들이 국제적 사건으로 번지게 되고 이로 인해 그를 향한 시민들의 반응이 양극화되면서 고뇌에 빠지게 된다.
설상가상 ‘슈퍼맨’의 치명적인 비밀을 손에 쥔 렉스 루터(니콜라스 홀트 분)가 역대 최강의 슈퍼-빌런들과 함께 총공격에 나서고 ‘슈퍼맨’은 뼈아픈 첫 패배를 맛보게 된다. 이들의 계속된 공세에 단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던 거대한 위협에 직면하게 된 ‘슈퍼맨’은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 슈퍼독 ‘크립토’와 함께 다시 맞서게 되는데… ‘슈퍼맨’은 이 전례 없는 위기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영화 ‘슈퍼맨’(감독 제임스 건)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인 ‘슈퍼맨’이 세상을 파괴하려는 최악의 적들에게 맞서는 초대형 슈퍼히어로 액션 블록버스터다. DC 코믹스를 대표하는 캐릭터이자 8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 세계, 전 세대가 가장 사랑한 히어로 ‘슈퍼맨’의 전설을 다시 그린 작품으로, 지난 9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완전히 새롭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 DC 영화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을 통해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제임스 건 감독의 색깔이 고스란히 담긴 탓 혹은 덕이다. 제임스 건 감독만의 독창적인 연출 감각과 창의적인 해석이 담긴 이야기로 DC 유니버스의 새로운 시작을 열며 완전히 달라진 앞날을 예고한다.
DC 특유의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다소 당황스러울 수 있으나, 그래서 더 많은 관객층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건 감독표 히어로물을 좋아하는 관객은 물론, 짜릿하고 통쾌한 엔터테이닝한 요소가 가득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기다린 관객이라면 만족도가 꽤 높을 것이다.
유머와 감동은 물론, 보편적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에 압도적인 스케일과 스펙터클한 액션 등 화려한 볼거리, 매력적인 캐릭터와 귀를 사로잡는 음악까지 극장에서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제임스 건 감독의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강점이 모두 담긴 셈이다. 이에 감독의 대표작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 대한 그리움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상쇄하기도 한다.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슈퍼히어로 ‘슈퍼맨’을 그동안 숱하게 그려온 ‘절대적 존재’가 아닌 누구보다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해 그려낸 점도 흥미롭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떨어지고 또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는, 선하지 않은 세계에서 누구보다 선을 좇으며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우리가 왜 그토록 ‘슈퍼맨’을 사랑하는지 생각하게 할 뿐 아니라, 다시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슈퍼맨’과 ‘슈퍼빌런’의 대결은 액션 블록버스터의 정점을 보여주며 짜릿한 쾌감을 선사한다. 눈부신 설원 위 ‘슈퍼맨’의 아지트 고독의 요새부터 화려한 도시 메트로폴리스까지 압도적 스케일을 바탕으로 ‘슈퍼맨’의 엄청난 힘과 속도감을 담아낸 비행 장면, 공중에서 펼쳐지는 타격감 넘치는 액션 등 다채로운 액션 시퀀스가 쉼 없이 펼쳐지며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고유의 테마를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해 탄생한 음악 역시 귀를 사로잡으며 장르적 재미를 배가한다.
새로운 ‘슈퍼맨’의 탄생을 성공적으로 알린 데이비드 코런스웻과 ‘슈퍼맨’의 동료이자 연인 로이스 레인 역의 레이첼 브로스나한, ‘슈퍼맨’의 숙적 렉스 루터로 분한 니콜라스 홀트 등 배우들도 호연을 펼친다. 특히 레이첼 브로스나한은 단순히 히어로가 사랑한 여성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보다 능동적으로 활약하는 로이스 레인을 더욱 단단하고 매력적으로 빚어내 관객을 매료한다.
제임스 건 감독은 “‘슈퍼맨’이 어떤 사람인지 탐구하고 싶었다. ‘슈퍼맨’이 실제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인가, 사람들과는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을까 등. 환상적이면서도 살아있는 감정선을 잘 연결하는 데 집중했고 사람들과 함께 영화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러닝타임 129분, 절찬 상영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