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조국혁신당 지도부가 당내 성 비위 사건의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했다. 신생 정당으로서 조직적 대응에 실패했다는 자성 속에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은 7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서왕진 원내대표를 제외한 지도부 전원이 사퇴를 선언했다. 김 권한대행은 “(가해자에 대한) 관용 없는 처벌과 피해자의 온전한 회복을 위해 저와 최고위원 전원이 물러난다”며 “대응 미숙으로 동지들을 잃었다. 피해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선민 권한대행은 이번 사태를 두고 “혁신당은 신생 정당으로서 미흡했다. 대응 조직과 매뉴얼도 없는 상황에서 우왕좌왕 시간을 지체했다”며 “권한대행으로서 절차와 원칙만을 중시하다 보니 마음의 상처를 보듬지 못했다. 더 과감한 조치를 했어야 했다”고 거듭 사과했다.

지도부의 사퇴 선언은 잇단 당직자들의 사의 표명과 맞물려 급물살을 탔다. 이날(7일) 오전 황현선 사무총장이 성 비위 사건의 책임을 통감하며 물러났고,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2차 가해성 발언을 했다는 비판을 받은 이규원 사무부총장 역시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혁신당은 이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태 수습과 당 정상화에 나서게 된 가운데, 서왕진 원내대표는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비대위 구성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도덕성과 책임정치’를 내세워 출범한 혁신당의 기반 자체를 흔드는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창당 초기부터 ‘혁신’과 ‘새 정치’를 기치로 내건 정당에서 성 비위 사건이 불거지고 지도부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치명적”이라며 “비대위 체제로 수습이 가능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