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UCN 적색목록 등급 ‘위기’에서 ‘취약’으로 상향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천광역시가 지속적인 저어새 보전 활동을 통해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개체수 회복에 성공했다.
인천광역시 저어새 생태학습관은 17일 저어새의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등급 하향 조정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저어새의 기존 멸종위기등급은 ‘위기(EN, Endangered)’이었으나 ‘취약(VU, Vulnerable)’으로 하향 조정됐다. 이는 야생에서 절멸 위험이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2025년 1월 기준 전 세계에 7,081마리가 생존하고 있는 저어새는 90% 이상이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번식한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2025년 전국의 저어새 번식 개체군은 2,602쌍이다. 이 중 74%인 1,914쌍이 인천시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남동유수지는 올해 355쌍이 번식했다. 이는 국제적 보호지역인 람사르습지 지정 기준(물새종 전체 개체수의 1%)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남동유수지는 국내 번식개체군의 14%를 부양하는 저어새의 핵심 서식지이자 고향으로 자리매김했다.
인천 남동공단의 재난방지시설로 조성된 남동유수지 내 인공섬에서 2009년 저어새 번식이 발견되면서, 이곳은 전 세계 유일의 도심 속 저어새 번식지로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자연 보전과 인간 활동의 공존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가 된 것이다.
인천시는 남동유수지 저어새 개체군이 안전하게 번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보전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7년에는 기존 인공섬이 수용한계에 도달하자 새로운 인공섬을 추가 설치했다. 차폐림과 탐조대를 조성하해시민들이 저어새를 관찰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또한 한강유역환경청, 국립생태원과 협력하여 너구리 등 포식자의 번식지 침입을 차단하고 둥지 침수를 예방하는 등 적극적인 관리를 이어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09년 24쌍에서 2025년 355쌍으로 17년 동안 번식 개체군이 15배 증가했다.
윤은주 인천광역시 환경안전과 과장은 “인천시의 지속적인 보전 노력이 저어새 개체수 회복과 IUCN 등급 하향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저어새를 비롯한 생물다양성 보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