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2편이 더 재밌다!” 전 세계가 사랑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가 9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제작진과 출연진들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와 매력을 자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주토피아 2’는 ‘주디’와 ‘닉’이 ‘주토피아 시티’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스터리한 파충류를 쫓기 위해 새로운 구역들에 잠입 수사를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새로운 캐릭터 푸른 뱀 ‘게리’가 사건의 주요 열쇠를 쥔 캐릭터로 등장해 더욱 풍성한 스토리를 완성한다.
특히 전작에서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며 ‘주토피아’의 연쇄 실종 사건을 해결했던 ‘주디’와 ‘닉’이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와 한층 탄탄한 팀워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게리’는 확장된 세계관과 다채로운 스토리를 예고한다.
‘주토피아’ 바이론 하워드 감독과 ‘엔칸토: 마법의 세계’를 비롯, ‘주토피아’ ‘모아나’ 각본에 참여한 재러드 부시가 연출을 맡고 ‘주디’ 역의 지니퍼 굿윈, ‘닉’ 역의 제이슨 베이트먼 등 기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도 다시 의기투합해 반가움을 더한다. 여기에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거머쥔 배우 키 호이 콴이 뉴페이스 ‘게리’ 역을 맡아 신선함을 불어넣는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재러드 부시 감독과 이베트 메리노 프로듀서, 배우 지니퍼 굿윈·키 호이 콴은 18일 오전 화상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 ‘주토피아 2’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캐릭터와 세계관의 확장, 음악 작업, 차별화 포인트 등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2편에서 변화를 주고자 한 지점과 연속성을 유지하고자 한 지점은 무엇인가.
재러드 부시 감독 “주디와 닉의 새로운 스토리로 들어간다는 것, 파트너십이 중심에 있다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새로운, 불편한 곳에서 도전해야 한다는 거였다. 새롭게 탐구할 수 있었던 것은 오리지널에서 보지 못한 공간에 대한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습지 마켓을 좋아한다. 해양 포유류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물 위와 물 아래를 다니고 활동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고 그것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 새롭게 탐구할 수 있어 무척 재밌었다. 육지에서 움직이는 것도 재밌었다. 새로운 공간이 즐거운 변화였다. 꼭 반드시 유지해야 하는 것은 주디와 닉의 ‘케미’였다. 현실 세계를 반영한 것과 같은 거대한 도시, 재밌고 복잡한 도시 속에서 다양한 동물들의 매력 발산을 유지하고자 했다.”
-전작의 설정과 충돌되는 지점은 없었나. 조율은 어떻게 했나.
이베트 메리노 프로듀서 “디즈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건 협업 과정이다. 6~7회 내부 스크리닝을 거치고 매번 할 때마다 피드백을 받는다. 흥미로운 것은 스튜디오에 있는 모든 직원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한다는 거다. 조금이라도 오리지널 대비 말이 안되거나 이해가 어려우면 전부 수정하고 적용된 버전을 가지고 또 스크리닝을 한다. 이런 식의 내부 스크리닝을 여러 번 거쳐서 그런 충돌이 없도록 노력했다.”
-1편을 통해 주디와 닉이 굉장히 큰 사랑을 받았다. 이를 알고 있나. 2편에서는 두 캐릭터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기나.
지니퍼 굿윈 “이토록 사랑받는다니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더 ‘주디’ 같아지고 싶다. 부족한 점들을 포함해서. 주디가 가진 멋진 지점이 용기거든. 얼마나 큰 용기를 가졌는지 2편 시작부터 바로 드러난다. 1편이 마무리되고 일주일 후 시점에서 바로 시작되는데 주디가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부족한 점이 있고 닉은 어떤 상황에서도 진지하게 임하는 게 어려운 문제점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인물의 관계성을 이어가면서 그들과 함께 나 역시 성장할 수 있었다. 감동적이었고 많은 영감을 받았다. 케미스트리는 배우들에게만 돌릴 순 없을 것 같다. 대본이 잘 쓰여 있었다. 또 제이슨 베이트먼(닉 목소리 역)과 녹음 스튜디오에서 마주친 적도 없거든. 어떤 식으로 녹음하는지 모르는 상태로 들어갔기 때문에 뛰어난 케미스트리가 완성된 것은 어쩌면 마법 같은 게 아닐까 싶다. 수백명의 노고가 다 들어가서 멋진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캐릭터 게리로 합류했다. 소감은. 목소리 연기에 중점 둔 부분은 무엇인가.
키 호이 콴 “‘주토피아’의 굉장한 팬이었다. 여러 번 영화를 봤다. 처음 게리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독을 품은 살모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왜 나한테?’ 싶었다. 내 목소리가 하나도 무섭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100년 만에 주토피아에 처음 발을 들이는 캐릭터라는 이야기를 듣고 설렜고 빨리 연기하고 싶었다. 이 캐릭터가 영화에 가져오는 감성이 무척 중요했다. 관객이 그가 느끼는 모든 감정을 그대로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아주 독이 있는 위협적인 살모사라는 편견·낙인 이런 걸 넘어, 단순히 무서운 뱀 캐릭터가 아니라 편견과 낙인을 뛰어넘는 진짜 캐릭터로 그려지길 바랐다. 재밌고 따뜻한 심장을 가진 캐릭터라는 걸 봐주면 좋겠다.”
-뱀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핵심 캐릭터로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나.
재러드 부시 감독 “‘정글북’을 처음 봤을 때부터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뱀에 매료됐다. 손으로 그린 뱀 캐릭터들이었는데 게리는 디즈니에서 사상 처음 CG로 만든 주요 뱀 캐릭터다. 키 호이 콴이 너무나 훌륭한 연기를 해줬다. 게리는 우리 영화의 감정적인 축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캐릭터를 고안하고 파충류를 소개할 때 관객의 기대를 비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1편에서 파충류가 왜 등장하지 않는지 그 이유가 무엇이지 생각을 하길 바라기도 했다. 게리는 감정적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이야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는 메시지를 갖고 있다. 나와 비슷하지 않은, 다른 누군가와 소통하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그 소통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말하고 싶었다.”
-‘다름을 이해하는 용기’가 이번 영화의 핵심 메시지기도 하다.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지니퍼 굿윈 “퍼즐 생각이 난다. 퍼즐 맞추는 걸 좋아하는데 아름다운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똑같이 생긴 퍼즐 조각으로는 맞출 수 없다. 각기 다른 모양을 가지고 퍼즐을 맞춰야 한다. 다른 조각들이 한데 모여야만 아름다운 퍼즐을 완성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키 호이 콴 “우리는 누구나 나와는 많이 다른 사람으로부터는 숨는 혹은 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누구나 익숙하지 않은 게 불편하잖나. 이 영화가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사실은 다름도 괜찮다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다르고 그 다름이야말로 우리 모두를 아름답게 만드는 거 라고 생각한다. 그 다름을 받아들이고 포용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구역들이 등장한다. 가장 도전적이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이베트 메리노 프로듀서 “정말 수도 없이 많은데 초기부터 이야기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모든 디자인이 가야 했다. 하나의 환경 세계를 디자인하는 과정 자체가 워낙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작업하는 과정에서 이쯤 되면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감독에게 최종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그 이후에는 해당 팀들이 그 아름다운 세계의 디테일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습지 마켓이 예시 중 하나가 될 거다. 이런 공간은 인간 세계에는 비교군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 함께 모여 재밌고 실감 나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스토리 라인을 위해 존재하는데 이 작업에 함께한 인원이 700명이 넘어서 의사 결정을 빨리 하는 게 쉽지 않았다. 수시로 소통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계속해서 확인해준 프로덕션 팀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OST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Zoo’는 세계적 아티스트 에드 시런이 참여했다고. 작업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재러드 부시 감독 “마이클 자아치노 음악감독이 전편에 이어 다시 참여했다. 감히 말하지만 할리우드에 이분과 같은 사람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정말 최고다. 그가 작곡한 게리의 테마곡을 처음 들었을 때 모든 사람들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아름답고 올드 할리우드 무비와 같은 감성을 전달하는 곡이었다. 그 곡뿐만 아니라 작은 캐릭터들의 재미난 순간이라든지 코믹적 순간마다 말도 안 되는 대단한 수준의 음악을 만들어줬다. 작업하는 거 보면 놀랍다. 거의 즉흥이다. 현장에서 중간중간 화면을 보면서 음악을 입혀보고 즉시 ‘이런 게 더 맞겠다’ 하면 현장에 있는 80여 명 뮤지션들과 함께 즉흥적으로 수정을 거친다. 그걸 눈으로 보면서 놀라고 행복했다. 이스터에그를 하나 공개하자면 마이클 자아치노 감독이 ‘라따뚜이’ 음악도 담당했는데 우리 영화에 ‘라따뚜이’가 잠시 등장하는 유머가 있다. 그 작은 장면을 위해 음악감독이 직접 악기를 연주하기도 했다. ‘Zoo’는 에드 시런과 샤키라 등과 함께 했는데 15년 전 샤키라가 발표한 곡 중에 좋아하는 곡이 있다. 그 곡과 비슷한 감성을 원했다. 축제 같고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따라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세계관이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음악을 원했는데 너무나 뛰어난 협업으로 딱 맞는 노래를 만들어줬다.”
-끝으로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한국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니퍼 굿윈 “한국 팬들이 주토피아를 사랑해 준 것만큼 나도 여러분을 너무 사랑한다. 사랑해 준 마음과 기대, 책임감을 결코 가볍게 여기지않는다. 이번 영화를 보면 실망하지 않을 거라고 자신한다. 만약 1편과 2편 중 고르라고 한다면 마치 나의 두 아이 중 누가 좋냐고 하는 것과 같지만 감히 이 자리에서 고르겠다. 2편이 더 재밌다.”
재러드 부시 감독 “7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이 영화를 만들었다.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작품이 나왔다. 빨리 보여주고 싶다.”
키 호이 콴 “이 세계관에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자랑스럽다.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만드는 데 즐거웠던 만큼 여러분도 보고 즐겁길 바란다.”
이베트 메리노 프로듀서 “모두가 보내준 응원과 성원에 감사하다. 아주 자랑스러운 작품이니까 하루빨리 만나길 기대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