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중견건설사 요진건설이 경기 고양시에서 발생한 땅꺼짐 현상과 관련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건축허가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맞을 수 있어서다.
지난 2월7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중앙로 일대는 큰 혼잡을 겪었다. 멀쩡한 도로가 가라앉는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도에서는 길이 3m, 폭 10㎝ 크기로 땅이 꺼졌으며, 차로에도 길이 30m, 폭 5∼10㎝ 크기의 균열이 생겼다.
인근에서 진행 중이던 요진건설의 와이시티 상가공사가 이날 침하 현상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요진 와이시티는 지난해 입주를 시작한 59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로, 경기 북부 지역 최고층 건물이다. 인근에서는 요진 와이시티의 부속상가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로부터 8일 뒤, 복구공사가 마무리 된 것으로 알려졌던 현장에서 침하 현상이 재발했다. 요진 와이시티 앞 도로에서 45m 가량이 침하되고 주변 보행로 철제 울타리가 엿가락처럼 휘었다.
땅 꺼짐 현상이 반복되면서 단순히 복구 작업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시는 요진 와이시티 공사와 지반 지형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에 들어갔다. 하지만 사고는 계속됐다. 일주일 뒤 또 다시 이 지역에서는 땅 꺼짐과 도로 균열 현상이 발생했다. 와이시티 거주자를 비롯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갔다.
한 달 넘게 잠잠하던 현장에서 불행한 소식이 또 전해졌다. 지난달 12일 와이시티 인근 도로에서 12.5m와 3.1m가량 균열이 생겼다. 이에 요진건설은 시민 안전성이 확보될 때까지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사업성 전반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시 역시 강경한 입장을 비쳤다. 공사현장의 원상복구 행정명령과 함께 정밀안전진단 결과 시공사 측에 중대결함이 있을 경우 해당 공사의 건축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건축허가 취소까지 염두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요진건설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땅 꺼짐 최초 발생부터 지금까지 시와 전문기관, 지역 주민들과 협의해 복구공사를 충실히 이행해 왔는데, 이제 와서 건축허가가 취소되는 건 지나친 처사라는 입장을 보였다.
아직 안전정밀검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확실하지 않다. 업계 일각에서는 다음 달 발표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시기는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양시 관계자는 “안전정밀검사가 종결되는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언제든 발표될 수 있다”며 “만약 건축허가 취소가 내려지면 시공사는 다시 재허가를 내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본지는 요진건설의 입장을 듣고자 관계자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