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이 코너로 몰리고 있다. 친형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취임 직전, 태양광 업체의 대표를 지낸 사실까지 드러나 사면초가에 몰렸다./뉴시스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이 코너로 몰리고 있다. 친형 도피를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취임 직전, 태양광 업체의 대표를 지낸 사실까지 드러나 사면초가에 몰렸다./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최규성 농어촌공사 사장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친형인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피 생활을 도운 혐의로 검찰수사 대상에 올라와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악재까지 터졌다.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기 몇 달 전까지 태양광 관련 업체 대표로 지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서다.

최 사장은 현재 해당 업체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농어촌공사가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그의 아들과 측근이 해당 업체 이사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최 사장은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지난 2월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그런데 사장에 취임하기 4개월 전인 지난해 10월까지 전력 및 통신 기기류 판매업체인 A사 대표이사로 일했다. 2016년 설립된 이 업체는 최 사장이 대표를 사임한 직후 회사명을 교체하고 태양력발전업, 전기발전업, 송전 및 배선업종을 추가 등록했다. 현재 업체 대표는 최 사장의 국회의원 재직 시절 비서였던 B씨가 맡고 있고, 최 사장의 아들과 전 보좌관이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농어촌공사가 현재 태양광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논란이 됐다. 최 사장은 취임 후 농어촌공사 전국 관할 저수지에 수상 태양광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의 예산은 무려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한 태양광 업체와 관련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최 사장은 “이 업체는 농어촌공사와는 어떤 관계도 없다”는 해명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은 21일 자정께 농어촌공사 출입 기자들에게 이번 논란과 관련한 해명 입장문을 배포했다.

최 사장은 우선 “국회의원 생활을 마치고 가족과 저를 따랐던 보좌진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2016년 5월 전기절약기기 판매와 LED 등 렌털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설립했다”며 “공직에 부임할 기회가 있어 2017년 10월 대표직을 사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업체는 2016년 5월부터 올해 11월 현재까지 매출액이 3,000만원에 불과한 작은 회사”라며 “(대표 사임) 이후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 회사를 이어받았고, 농촌 지역 축사 지붕 태양광 설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자 태양광 발전업 등을 시도했으나, 태양광 관련 실적은 전혀 없고 농어촌공사와도 거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공사에서 추진하는 수상 태양광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실적이 필요한데, 이 회사는 그동안 태양광 관련 사업실적이 전무하고, 설치 분야도 소규모 육상시설이기 때문에 공사 사업에 참여할 수도 없고 참여한 바도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는 않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친형 도피 조력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 최 사장 입장에선 엎친데 덮친격의 악재가 됐다.

전주지검은 지난 12일 오전 최규호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의혹을 받는 최규성 사장의 집무실과 자택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최 전 교육감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사업을 도와주고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로 지난 9일 구속됐다. 그는 2010년 9월 12일 잠적해 무려 8년간이나 도피생활을 하다가 최근 체포됐다. 검찰은 최 사장이 그의 도피를 도운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조만간 그의 검찰 소환도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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