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12일 국회 농해수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옵티머스 펀드 투자 관련된 의원들의 날카로운 질의를 받았다. /공동취재사진·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국정감사에서 진땀을 흘렸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사내근로복지기금 30억원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게 된 것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의 따가운 질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한국농어촌공사가 투자 적적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아울러 투자와 관련된 외부 개입 의혹도 제기했다.  

◇ 옵티머스 펀드에 30억 투자했다 허공에 날릴 위기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는 대규모 환매중단과 펀드 사기 의혹으로 시장에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다. 옵티머스자산운용 김재현 대표이사 등 관련자들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약 2,900명의 투자자에게 1조2,000억원의 투자금을 모은 뒤, 실제로는 대부업체 및 부실기업에 투자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현재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된 검찰 수사는 정관계 로비 의혹으로도 확대돼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올해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 사태는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을 대상으로 연 국정감사에선 옵티머스 펀드의 불완전판매와 부실 운용 문제에 집중 질타가 이뤄졌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감에서도 옵티머스 사태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농어촌공사의 옵티머스 펀드 투자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 1월과 2월 사내근로복지기금 중 3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환매 중단 사태로 투자금 대부분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다.

이날 국감에선 한국농어촌공사가 옵티머스 펀드에 ‘묻지마식’ 투자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맹성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에게 “투자 절차를 살펴보면 실무담당자의 요청으로 이사회에 보고해 투자가 이뤄졌는데 판매사인 NH투자증권 제안서에는 수익성·위험성에 대한 설명이 안 나와있다”며 “제안서에 확실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투자를 결정하게 됐냐”고 날카롭게 질문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사전에 충분히 전화로 자료를 확인했다”며 “수익성을 2.8%로 안정되게 해준다는 것을 NH투자증권에서 수차례 확인했다”고 답변했다. 이에 다시 맹 의원이 “금융기관의 설명만 믿고 투자를 하느냐”고 질타하자 김 사장은 “금융기관을 믿고 투자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 “전화로 수익률 약속받았다”… 투자 적정성 검토 부실 논란

농어촌공사는 지난 2월 NH투자증권의 투자 제안서가 도착한 당일, 회의를 열어 투자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거액을 투자하면서 제대로 된 내부 검토를 거쳤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은 펀드 투자 관련한 외압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농어촌공사 비상임이사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10월 청와대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긴 이모 전 행정관은 이번 옵티머스 사태로 구속된 윤모 변호사의 아내다. 윤 변호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사태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김 사장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이 전 행정관은 물론 외부의 개입이 전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의원들은 날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한 인사다. 그는 한국낙농육우협회 전무와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을 거쳐 노무현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농어촌비서관, 농촌진흥청장을 지낸 바 있다.

그는 이번 투자 손실 사태와 관련해 “투자 손해금은 법정 소송을 환수하겠다며 “향후 사내복지기금 투자 시에는 투명성이 보장되고 안정성, 책임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파장이 계속되고 있어 농어촌공사도 한동안 후폭풍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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