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사장이 이끄는 한국농어촌공사가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뉴시스
김인식 사장이 이끄는 한국농어촌공사가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임기 말에 접어든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면치 못하며 체면을 구기게 됐다. 농어촌공사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유종의 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모습이다.

◇ 경고, 또 경고… 구겨진 체면

농어촌공사는 지난 18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0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 기관 평가 ‘D’등급을 받았다. 54개 준정부기관 중 9개 기관이 D등급 이하를 받았는데, 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농어촌공사는 평가 결과가 전년 대비 2등급 이상 하락한 대표 기관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전년 대비 2등급 이상 하락한 6개 기관을 별도로 명시했는데, 그 중 한국마사회와 농어촌공사에 대해서는 구체적 배경도 구체적으로 덧붙였다. 농어촌공사의 경우 ‘청렴도평가 4등급, 부패방지시책평가 4등급, 사망사고(4명) 발생 등’이었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 입장에선 무척 씁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김인식 사장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경고 조치를 받은 6명의 기관장에 이름을 올렸을 뿐 아니라, 중대재해 발생으로 경고 조치를 받은 8명의 기관장에도 포함됐다. 동시에 두 건의 경고 조치를 받은 건 한국가스공사와 농어촌공사 뿐이다.

더욱이 김인식 사장은 2019년 3월 취임해 어느덧 임기 만료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이 같은 시점에 불명예를 뒤집어쓰면서 ‘유종의 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 모습이다. 자신의 임기 중 마지막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발표였던 만큼, 만회할 기회도 없다.

이런 가운데, 내부의 거센 반발이 김인식 사장을 향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노조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가 발표된 당일 성명을 통해 경영진의 책임을 추궁했다. 이어 지난 22일엔 김인식 사장을 항의 방문했으며, 경영진 총사퇴 등 강도 높은 조치를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어촌공사 노조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번 결과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요구했다”며 “적절한 조치나 대책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보다 적극적인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윤리와 안전이 경영평가의 중요한 두 축인데, 우리 공사는 앞서 청렴도평가와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좋지 않은 점수를 받았고, 발주한 사업현장에서 사망사고도 발생했다”며 “이번 결과에 따라 개선계획을 제출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인식 사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실에서 농어촌비서관을 지낸 바 있으며 농촌진흥청장, 한국수확관리협회 회장 등을 거쳐 농어촌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농어촌공사는 김인식 사장 취임 이후 사내근로복지기금의 옵티머스펀드 투자, 소속 직원의 땅 투기 적발, 발주 사업현장에서의 사망사고 등 불미스런 잡음이 끊이지 않은 바 있다. 

해당 기사는 6월 23일 17시 30분 출고되었으나, 한국농어촌공사 측의 입장 회신으로 6월 23일 17시 50분 수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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