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이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한숨이 깊어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로 그룹 핵심인 카지노 사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이에 최근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놨지만 경영 위기 극복이 녹록지는 않을 모양새다. 

◇ 비용절감으로 경영난 극복 ‘고군분투’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는 최근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리조트 및 카지노 고객의 급감하자 인력 감축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파라다이스그룹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강도 높은 비용 절감 대책을 추진해왔다. 지난 2월엔 그룹 전체 임원이 급여의 30~50%를 반납했다. 서울·인천·부산·제주 등 국내 4곳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 중인 주력사 파라다이스는 지난 3월 24일부터 4월 19일까지 카지노 휴장을 시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파라다이스그룹은 이달부터 한층 강화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우선 조직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임원 20% 퇴진을 시행하고, 직원 유·무급 휴가를 확대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파라다이스의 자회사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운영하는 파라다이스시티도 고강도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내부 검토 끝에, 이번에 희망퇴직 추진을 결정했다. 아울러 파라다이스시티 내 씨메르·원더박스·아트파라디소 등 일부 시설은 임시 휴장에 돌입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은 복합리조트·호텔·카지노 등의 사업을 영위하며 성장해온 곳이다. 특히 카지노업은 그룹의 핵심 사업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는 직격탄을 맞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4월 기준 파라다이스의 카지노 부문 매출은 전년 동월대비 86.1% 급감한 79억원에 그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5월과 6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2%, 8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총 카지노 매출액은 2,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 줄어들었다. 

테이블 드랍액(테이블에서 고객이 칩 구입을 위해 지불한 금액)도 크게 감소했다. 파라다이스의 6월 테이블 드랍액은 1,193억원으로 전년 동기(5,800억원) 대비 79.4%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는 3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카지노 고객 언제쯤 돌아올까  

문제는 카지노 매출 회복이 현재까지 요원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 추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돌아오기가 쉽지 않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잠시 수그러드는 듯 보였던 코로나19는 최근 다시 맹렬한 기세를 떨치고 있다. 최근엔 하루 기준 신규 확진자수가 25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코로나19 일일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5만9,848명에 달했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25만명을 넘어선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심각한 나라보다는 형편이 낫지만 최근 두 달간 확산 추세를 보여 긴장감을 놓기 어려운 처지다. 이에 일련의 상황을 감안하면 해외 주요 VIP들이 한국 카지노장에 발길을 하기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의 어깨도 무거워진 모습이다. 고강도 비용 절감과 다양한 사업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주력 사업의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파라다이스그룹은 고강도 비상경영체제 돌입을 발표하면서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프리미엄 매스확충 등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활로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본격적인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다양한 자연친화 야외공간의 강점을 살린 상품을 파라다이스시티와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등에서 출시해 호캉스족을 공략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다른 호텔 및 레저기업도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맹공세를 퍼붓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전 회장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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