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비단독모드 영향으로 LTE품질 저하 가능성 인정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30일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2020년도 통신 품질평과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LTE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지난해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브리핑에서 홍진배 통신청책관은 NSA모드로 운영 중인 5G가 LTE와 같은 망을 사용하고 있어 속도 저하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정부가 5세대 이동통신 5G가 4G(LTE)의 속도 저하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인정하면서 LTE 통신서비스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30일 온라인을 통해 실시한 ‘2020년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과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올해 LTE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지난해에 비해 5.43Mbps 떨어진 153.10Mbps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로드 속도 역시 39.31Mbps로 지난해보다 3.52Mbps 가량 줄었다.

통신사별 평균 LTE다운로드 속도는 △SK텔레콤 207.74Mbps △KT 142.09Mbps △LG유플러스 109.47Mbps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LTE 평균 다운로드 속도 감소폭은 KT가 11.5Mbps(지난해 153.59Mbps)로 가장 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3.63Mbps, 1.15Mbps 감소했다. LTE 다운로드 속도가 감소한 것은 통신3사가 지난 2013년 9월 LTE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다.

논란이 된 것은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의 답변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홍진배 통신정책관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지만 5G의 경우 아직 도심지역에선 NSA(비단독모드)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LTE 자원의 일부를 활용하는 측면이 LTE 품질 저하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지국 증설과 서비스 품질 개선 등으로 LTE의 속도가 오히려 증가했다’고 주장해온 통신사 측 입장과는 정 반대되는 내용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 국내 5G서비스는 비단독모드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여기서 5G 비단독모드는 제어부분은 LTE망, 데이터부분은 5G망으로 분리해 서비스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5G서비스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LTE망의 자원을 나눠쓰는 양도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브리핑 내용이 공개되자 LTE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 댓글에서 “어쩐지 요새들어 LTE 속도가 느려지고 끊김현상도 많아진 것 같더니 5G가 영향을 미친 것이었냐”며 “비싼 5G 판매에만 열을 올리는 통신사들에 화가 너무 난다”고 밝혔다.

다만 홍진배 통신정책관은 LTE 속도 저하에 5G망의 영향도 있을 수 있지만 농어촌 지역과 중소도시의 LTE 기지국 유지·관리 소홀 역시 영향을 줬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품질평가 자료에 따르면 대도시 지역의 LTE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186.102Mbps로 지난해 대비 2.52Mbps 증가했으나, 농어촌 지역과 중소도시의 LTE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전년보다 각각 6.95Mbps, 10.23Mbps 감소한 154.012Mbps, 118.292Mbps로 나타났다.

홍진배 통신정책관은 “5G상용화를 진행 중이긴 하지만 LTE가 아직은 5,000만명(11월 기준 5,325만2,376명/과기정통부 무선통신서비스 통계현황)이 넘는 이용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라며 “LTE 품질이 나빠지지 않도록 LTE에 대해서도 저희가 내년에도 엄격한 측정을 해서 통신사들이 도심이든 농어촌이든 품질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도록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LTE 이용자들은 통신사로부터 LTE 속도 저하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 통신 분야 전문가들은 보상을 받는 것은 ‘다소 힘들다’고 보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르면 먹통이 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을 때는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으나 통신서비스의 속도가 떨어진다고 해서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며 “LTE 품질이 나쁘다고 해서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긴 힘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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