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유통센터 소상공인디지털본부 초대 본부장을 만나다

김현성(사진)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이사가 소상공인디지털본부 초대 본부장을 맡았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 및 기반 마련, 유통망 진출지원 고도를 돕는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김현성 본부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의 막중함을 잘 알기에 한시도 허투루 쓸 여유가 없다”고 했다. / 사진=김경희 기자
김현성(사진)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이사가 소상공인디지털본부 초대 본부장을 맡았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 및 기반 마련, 유통망 진출지원 고도를 돕는다.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김현성 본부장은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의 막중함을 잘 알기에 한시도 허투루 쓸 여유가 없다”고 했다. / 사진=김경희 기자 ※참고로 이날 김 본부장은 사진 촬영을 위해 인터뷰 시간에만 잠시 마스크를 벗었으며, 기자는 물론 일부 동석한 관계자들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인터뷰를 위해 마련된 좌석 주변에 다른 손님들은 전혀 없었고 현장 관계자 모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했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언택트’로 요약되는 ‘코로나 시대’는 유통·소비 구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이른바 ‘손안의 작은 세상’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고, 또 주문한다. 접촉이 아닌, 접속의 시대인 셈이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 ‘디지털 세상’은 여전히 낯설고 두려운 존재다.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중소기업유통센터다. 조직개편을 통해 별도의 본부까지 신설했다.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목표로 부서를 신설한 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처음이다. 초대 본부장은 김현성 상임이사가 맡았다. ‘디지털 혁신가’로 이미 업계에서 정평이 난 인사다. 방향키를 잡은 그의 행보에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 상임이사 취임 100일만, 신설 본부 초대 본부장에

최근 서울 모처에서 만난 김현성 중소기업유통센터 소상공인디지털본부장은 “시간을 쪼개 살고 있다”고 했다. 그만큼 바쁘다는 얘기다.

“코로나 확진자가 줄어들 때마다 다행이란 생각도 들지만 이것을 위해 희생한 소상공인들의 눈물이 느껴져 마음이 아프다.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그들에게 다시 한 번 아픔이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방향 못지않게 속도를 내야 한다는 생각에 하루하루가 무겁고 분주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과제’의 막중함을 잘 알기에 한시도 허투루 쓸 여유가 없다는 게 김 본부장의 설명이다.

김현성 본부장은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경제를 만만하게 인식해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사진=김경희 기자
김현성 본부장은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디지털 경제를 만만하게 인식해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 사진=김경희 기자

그는 1월 1일부로 소상공인디지털본부장에 임명됐다. 지난해 말 신설된 소상공인디지털본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과 디지털 경제정책 수행을 전담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역량 강화 및 기반 마련, 유통망 진출지원 고도화를 돕는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이사 취임 100일만의 일. 게다가 ‘신설된 본부’의 ‘초대 본부장’이다. 어깨가 무거운 것은 당연했다.

“소상공인들의 디지털화, 즉 ‘디지털 경제가 소상공인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라는 물음에 답을 하는 본부다. 규모가 큰 기업들은 새로운 유통환경이나 시장의 조건을 개척하고 전환시킬 능력이 충분하지만, 소상공인들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전환되기 쉽지 않다. 소상공인유통본부가 이들의 가이드 또는 내비게이션, 나아가 강력한 프로모터 역할까지 한다고 보면 된다.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경제로 전환하는 데 있어 A부터 Z까지 종합적으로 도와주는 기관은 우리(중소기업유통센터)가 처음일 것이다.”

일단 김현성 본부장은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취약한 이유를 ‘관점’ 때문으로 봤다. 여전히 ‘넘기 힘든 벽’ 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백화점·홈쇼핑 등 기존 주류 유통구조와 달리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디지털 경제는 진입장벽이 낮고 접근이 가볍다.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판매하거나 유통하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 일’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에게는 아직도 ‘만만’하지 않다는 인식상의 장벽이 존재한다.

◇ “소상공인, 디지털 경제 만만하게 느껴져야”

“사실 ‘라이브 커머스’는 웹이나 앱(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실시간 동영상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방식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소상공인들은 ‘홈쇼핑의 모바일 버전’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자본(비용)이 많이 들거나 엄청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여긴다는 얘기다.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경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져야 한다. 이걸 ‘만만’해 보이게 해야 한다. 위기가 아닌 기회다. 소상공인들이 자신의 가게에서, 자신의 핸드폰으로, 본인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촬영해, 본인이 직접 팔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경제를 만만하게 인식해야 소상공인들의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현성 본부장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다리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가’라고 불릴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이 믿음의 바탕이 되고 있다. / 사진=김경희 기자
김현성 본부장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다리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디지털 혁신가’라고 불릴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쌓아온 경험이 믿음의 바탕이 되고 있다. / 사진=김경희 기자

그러려면 디지털 경제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구조를 훨씬 가볍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김 본부장의 생각이다. 이커머스와 소상공인들을 이어주는 전문 인력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디지털 유통설계사(가칭)’라는 창직(創職)도 제안했다.

“소상공인이 초기 디지털 플랫폼 진입에 허들(진입장벽)을 치워주는 역할은 필요하다. 때문에 플랫폼 매커니즘이나 마케팅 노하우와 같은 것을 조언해주고 가이드해주는 설계사가 필요하다. ‘디지털 유통설계사’를 민간의 자격증으로 만든다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센터의 교육사업과 연계하고 장기적으론 글로벌 버전도 만든다면 소상공인 수출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김현성 본부장은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다리가 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믿음의 바탕엔 그동안 쌓아온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를 다니면서 ‘커뮤니케이션은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없을까?’라는 물음을 안고 살았다. 물음은 ‘디지털 기술은 성장과 산업이 아닌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로 확장됐다. 서울시장 디지털 보좌관으로 행정에 디지털 혁신을 접목, 디지털 사회혁신을 현실화한 것도 그다. 디지털사회혁신연구소 소장, 행정안전부의 사회혁신 민관협의회 디지털사회혁신분과 위원장도 거쳤다. 그가 ‘디지털 혁신가’라고 불리는 이유다.

오랜 시간 다양한 활동을 통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회 솔루션을 고민해 온 만큼 ‘소상공인의 디지털화’에 대한 해답을 찾는 속도는 더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결과를 원하면서 같은 방법을 반복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지금은 비상한 상황으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 소상공인을 객체화 하거나 시혜적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닌, 소상공인 주도성을 살리는 정책을 펼쳐 갈 생각이다. 라이브커머스도 소상공인이 본인의 조건 속에서 직접 운영을 하고, 교육 프로그램도 소상공인이 직접 강사로 나서 수용성을 높여 간다든지, 소상공인이 소상공인을 직접 멘토링 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생각이다. 소상공인 디지털 본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디지털 유통설계사란 생각으로 소상공인 디지털 전문기관으로 커가겠다는 생각이다. 정책의 대상인 소상공인을 대상화하는 것이 아닌 주인공으로 만드는 조연 역할을 충실하게 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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