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는 목’이라는 말이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상권에 자리를 잡아야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하지만 인터넷(온라인)을 통한 클릭 한 번이면 필요한 모든 것이 문 앞까지 배달되는 시대에 이 말은 구문이 된 지 오래다. 가만히 앉아서 ‘오는 손님’만 기다리는 영업방식은 사실상 무의미해졌다는 얘기다. ‘디지털 경제’라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 속에서 소상공인들의 비즈니스 방식 역시 달라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총 5회에 걸쳐 △소상공인 인식 전환 △플랫폼 구축 △물류환경 조성 △온·오프라인 연계 △제품 콘텐츠화 등 소상공인 디지털 생태계 혁신을 위한 밸류체인 5대 핵심요소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한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콘텐츠 마케팅은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SNS나 웹사이트, 온라인플랫폼 같은 여러 채널에 사진·동영상·라이브방송 등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라방(라이브방송)’이라 불리는 라이브커머스를 비롯해, V커머스, 예능형 라이브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 게티이미지뱅크
콘텐츠 마케팅은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SNS나 웹사이트, 온라인플랫폼 같은 여러 채널에 사진·동영상·라이브방송 등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라방(라이브방송)’이라 불리는 라이브커머스를 비롯해, V커머스, 예능형 라이브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 게티이미지뱅크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제품을 개선하고 디지털 판매망을 넓히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의 제품에 대한 소비 수요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소비자층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플랫폼에 입점하고 배송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의미로, 전략적인 마케팅 구사를 통해 소상공인 제품을 ‘브랜딩’하고,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통해 꾸준한 매출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콘텐츠 마케팅’의 중요성을 강조한 대목이다.

콘텐츠 마케팅은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SNS나 웹사이트, 온라인플랫폼 같은 여러 채널에 사진·동영상·라이브방송 등 다양한 형태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라방(라이브방송)’이라 불리는 라이브커머스를 비롯해, V커머스, 예능형 라이브쇼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엔 OTT, 메타버스를 비즈니스적 차원에서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도 분주한 상황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러한 콘텐츠 경쟁력이 ‘이커머스 주도권’의 새로운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콘텐츠 마케팅의 대세 ‘라이브커머스’

지난해부터 유통업계를 뜨겁게 달군 콘텐츠 마케팅은 단연 ‘라이브커머스’다. 스마트폰 하나로 잠재 고객과 만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는 온택트 환경에서 오프라인 쇼핑을 대신할 강력한 무기로 떠올랐다.

‘라이브커머스’는 판매자가 인터넷 생방송(라이브방송·라방)을 통해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제품을 파는 서비스다. 방송을 통해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TV홈쇼핑과 유사하다거나 ‘TV홈쇼핑의 모바일버전’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홈쇼핑과는 큰 차이가 있다.

라이브커머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상호 소통’이다. 쇼핑호스트가 일방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의 TV홈쇼핑과는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사진은 다양한 종류의 라이브커머스 사례 / 게이티미지뱅크
라이브커머스의 가장 큰 특징은 ‘상호 소통’이다. 쇼핑호스트가 일방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의 TV홈쇼핑과는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사진은 다양한 종류의 라이브커머스 사례 / 게이티미지뱅크

가장 큰 특징은 ‘상호 소통’이다. 쇼핑호스트가 일방적으로 제품을 설명하는 방식의 TV홈쇼핑과는 달리, 라이브커머스는 소비자와 판매자 간 직접 소통이 가능하다.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소비자는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상품에 대한 질문을 할 수 있고, 판매자는 이에 대한 답변을 직접 해주기도 한다. 소비자들은 댓글과 방송을 시청하면서 얻은 정보로 구매를 결정하고, 방송 창에서 바로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 제품을 살 수 있다.

특별한 장비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쉽게 생방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소상공인도 자신의 제품을 큰 비용 없이 직접 시연할 수 있는 좋은 창구가 되고 있다. 온라인 서비스라는 특성에 맞게 재밌고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하다는 점도 라이브커머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4,000억원에서 2023년 1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양대 포털인 네이버(쇼핑 라이브)와 카카오(카카오 쇼핑 LIVE)를 비롯해 백화점, 홈쇼핑업체, 유통업체들이 줄줄이 시장에 뛰어들며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있는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인플루언서’를 연계한 라이브커머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생산·소비·유통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인플루언서와 소상공인을 연계(매칭)해 소상공인 제품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이를 통해 라이브커머스 방송 동안 최대한의 이윤을 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디지털 커머스에서 소상공인 경쟁력을 높여 가기 위해서는 ‘브랜딩’과 이를 기반으로 한 ‘소비문화’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이 같은 시도는 의미가 크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소상공인 제품이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상품화 컨설팅 지원을 통해 디자인·브랜드 등 개선 작업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스튜디오·녹음실·편집실·교육장 등이 마련된 ‘디지털커머스 전문기관(사진)’인 W아카데미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소상공인이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을 제작·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중소기업유통센터
사진은 스튜디오·녹음실·편집실·교육장 등이 마련된 ‘디지털커머스 전문기관’ W아카데미. 중소기업유통센터는 W아케데미를 통해 소상공인이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을 제작·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 중소기업유통센터

이를 추진한 정진수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는 “경제산업의 주역인 인플루언서들과 네트워킹하고 이들을 통해 ‘소상공인 소비문화’를 확대해야 한다”면서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영상 1분만 할애해 소상공인 제품 구매를 독려한다면, 해당 콘텐츠가 상품가치를 올려주고 판매량을 증대시키는데 주효하고 즉각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인플루언서들과 소상공인 간 ‘브릿지’ 역할을 맡고, 이들의 양자 간 매칭을 통해서 소상공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앞으로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판로 확대에서 콘텐츠마케팅까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원스톱 시스템’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소상공인이 이 같은 콘텐츠마케팅에 보다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컨설팅부터 라이브커머스 영상 기획·제작, 플랫폼 채널 진출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하고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돕고 있다.

소상공인 제품이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상품화 컨설팅 지원을 통해 디자인·브랜드 등 개선 작업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스튜디오·녹음실·편집실·교육장 등이 마련된 ‘디지털커머스 전문기관’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소상공인이 라이브커머스 프로그램을 제작·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주요 지원 프로그램은 △소상공인 온라인 판로지원을 위한 30초 영상제작 △온라인 기획전 △라이브커머스 등이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네이버, 배달의민족 등 8개 대형 유통 채널을 포함해 신규 유통채널들과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해오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웹예능’을 통해 소상공인의 콘텐츠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8일, 유튜브 ‘가치삽시다 TV’를 통해 첫 공개된 웹예능 ‘벤자민권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화면 갈무리 /  ‘벤자민권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웹예능’을 통해 소상공인의 콘텐츠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8일, 유튜브 ‘가치삽시다 TV’를 통해 첫 공개된 웹예능 ‘벤자민권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화면 갈무리 / ‘벤자민권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웹예능’을 통해 소상공인의 콘텐츠 제작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8일, 유튜브 ‘가치삽시다 TV’를 통해 첫 공개된 ‘벤자민권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천재 기획자 벤자민권이 소상공인 제품에 대한 마케팅 솔루션을 제공하는 웹예능 콘텐츠로, 매회 소상공인이 직접 출연하여 광고 제작을 의뢰한다. SNL코리아에서 맹활약 중인 방송인 권혁수(벤자민권 역)가 소상공인의 제품소개와 광고의뢰서를 가지고 기발한 광고를 기획(상상)하고 이것을 광고로 제작(현실)하는 일련의 과정을 재미있게 풀어내 눈길을 끌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2020년 한 해 동안 △온라인 기획전 △TV홈쇼핑 지원 △V-커머스 진출 등을 통해 소상공인 디지털판로지원 전환에 성공, 총 781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바 있다. 올해는 지원예산도 전년(328.5억원) 대비 762억원으로 대폭 확대해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개척을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이들의 매출 증대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 새로운 소비주체 ‘MZ세대’ 향한 콘텐츠 마케팅 봇물

라이브커머스에서 나아가, 최근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메타버스(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 등과 연계한 콘텐츠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통시장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MZ세대가 가장 많이 소비하는 콘텐츠 형태가 동영상인데다 이들이 주로 이커머스에서 물건을 구매한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선 넷플릭스를 통해 ‘콘텐츠’의 경쟁력을 증명한 OTT는 이커머스 영역까지 넘나들며 고객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망라돼있는 OTT 플랫폼에 라이브커머스나 숏폼 영상을 이용한 소셜커머스를 도입한 형태다. 한 플랫폼 안에 두 가지 서비스를 함께 배치함으로써 이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쇼핑까지 OTT 서비스로 해결할 수 있게 하면서 기존 홈쇼핑 및 인터넷쇼핑과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소상공인 제품이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상품화 컨설팅 지원을 통해 디자인·브랜드 등 개선 작업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스튜디오 공간대여, 영상제작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다양한 지원 사업 모습 / 중소기업유통센터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소상공인 제품이 온라인 판매에 적합한 상품이 될 수 있도록 상품화 컨설팅 지원을 통해 디자인·브랜드 등 개선 작업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라이브커머스를 위한 스튜디오 공간대여, 영상제작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중소기업유통센터의 지원 프로그램 모습 / 중소기업유통센터

자사의 OTT 플랫폼 시즌(Seezn)에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쇼핑Live(쇼핑라이브)’를 도입한 KT를 비롯해, 국내 유통 공룡 쿠팡도 유료회원 서비스 ‘로켓와우’에 OTT 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추가하는 등 적잖은 기업에서 쇼핑 혜택과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함께 즐길 수 있는 OTT 기반 콘텐츠 마케팅을 도입하고 있다.

가상현실에 커머스를 결합한 시도도 활발해지고 있다. 가상공간 ‘메타버스’ 안에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옷이나 신발·모자 등을 입혀본 뒤 이를 직접 구매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매장을 직접 오픈(입점)하기도 하고, 브랜드 체험공간을 제공하기도 한다. 기존 산업에서는 기업이 오프라인 쇼핑몰을 구축하고 생산라인과 설비를 증설하는데 집중했다면 지금은 메타버스 안에서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460억 달러(약 52조원)로 추정되며 2025년까지 2,800억 달러(약 31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 맞춤형 지원 절실… 디지털전환 위한 생태계 만들어 줘야

이처럼 업종을 불문하고 ‘콘텐츠 커머스’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것은 수요층의 소비방식이 변화해서다. ‘언택트’ 시대 소비자들이 가격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고, 이에 콘텐츠 커머스 경쟁력이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동영상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한 형태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유통업계의 변화는 소상공인에게 기회이기도 하지만 위기이기도 하다. 매일같이 변화하는 트렌드와 새로 개발되는 디지털 기술들로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환경 속에서 소상공인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대형 유통·IT업체들이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며 영역을 무한 확장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인 소상공인은 접근성에서 취약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라이브커머스에서 나아가, 최근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메타버스(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 등과 연계한 콘텐츠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통시장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동영상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한 형태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라이브커머스에서 나아가, 최근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메타버스(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세계) 등과 연계한 콘텐츠 마케팅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유통시장의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겨냥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동영상 콘텐츠와 커머스가 결합한 형태가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이에 소상공인이 디지털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교육과, 실제 판매를 위해 필요한 요소들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정부에서도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디지털 전통시장 조성계획을 비롯해, AI·IOT·AR·VR 등이 적용된 스마트 상점 보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의 관건은 방향만큼이나 ‘속도’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정형화된 정책이나 일시적 지원에서 나아가 대상별·업종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은 국내 전체 사업체 수의 85%에 달한다”면서 “이들에 대한 디지털전환이 결코 소상공인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주축을 이루고 있는 ‘서민경제’의 문제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때문에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사업은 소상공인 중심성을 강화하는 데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 소상공인이 주인공이 되고 문제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컨대 300만(사업자 기준) 소상공인 사업자들에게 300만 개의 맞춤형 지원을 하는 식이어야 한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을 연결하는 바우처나, 소상공인이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정부가 지원하는 접근 방식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이 디지털 생태계에서 자생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수(사진)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인플루언서들과 소상공인 간 ‘브릿지’ 역할을 맡고, 이들의 양자 간 매칭을 통해서 소상공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앞으로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소기업유통센터
정진수(사진) 중소기업유통센터 대표이사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인플루언서들과 소상공인 간 ‘브릿지’ 역할을 맡고, 이들의 양자 간 매칭을 통해서 소상공인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앞으로도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중소기업유통센터

김형준 충남대 교수(경영학부)는 올해 초 열린 한 좌담회를 통해 “공동물류의 디지털화, O2O(온·오프라인 연계) 시스템 구축, 온라인 쇼핑몰 공동 구축·활용 등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밸류체인 구축은 중요한 과제”라면서 “전통시장 협업, 공동물류, 밸류체인 디지털화 등의 과정에서 정보공유, 구성원 신뢰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디지털 격차와 수익체증의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지만 정부가 균형적 접근을 통해 이를 줄이도록 도움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성 중소기업유통센터 소상공인디지털본부 본부장은 “지금 소상공인들은 코로나로 힘들고 디지털전환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아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현장에 있는 소상공인들 말씀 들어보면 디지털 전환이라는 필요성은 느끼지만, 필요를 현실로 만드는 데 있어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근본적인 지원과 해결책은 결국 디지털전환을 통해서 지속가능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손실보상과 국민지원금이 물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라면, 속도감 있게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해내는 것이야말로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라며 “지금 소상공인들에게는 코로나 백신과 함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백신이 필요하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하이퍼로컬, 풀필먼트. 라이브커머스, 메타버스, 구독경제 등 새로운 디지털 경제 플랫폼 내 소상공인의 점유율과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정부가 소상공인의 협상력을 높이는 지렛대가 돼야 한다. 그저 시장에 맡겨두게 된다면, 자원과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대기업들이 우선적으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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