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그가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수년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푸르밀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신동환 푸르밀 대표이사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그가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수년째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올해 회사 매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됐다.

◇ 2세 신동환 대표, 취임 후 ‘실적 부진’ 늪

푸르밀은 1978년 설립된 롯데우유를 모태로 하는 유업체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사한 뒤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다.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신준호 회장은 롯데햄으로부터 푸르밀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열 분리했다.

푸르밀은 롯데그룹에서 독립한 후 독자노선을 걸어왔다. 가나초코우유, 비피더스 등 주력 제품을 바탕으로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 왔다. 2012년만 해도 매출액이 3,132억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에 접어들면서 매출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2017년엔 매출이 2,575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이듬해인 2018년 푸르밀은 2세경영 시대를 열면서 변화를 꾀했다. 바로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신임 대표이사에 선임된 것이다. 신 대표는 취임 당시, 안정적인 성장을 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하지만 취임 후 성과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푸르밀은 2018년부터 매출이 감소하고 영업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푸르밀의 매출은 △2018년 2,301억원 △2019년 2,046억원 △2020년 1,878억원 △2021년 1,800억원 순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8년 15억원의 적자를 내며 적자전환한 후 지난해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영업손실 규모는 △2019년 -89억 △2020년 -113억원 △2021년 -124억원 순으로 매년 불고 있다.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 매각 가능성도 난항… LG생건 “인수 진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

이런 가운데 올해 상반기엔 푸르밀의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지난 5월 LG생활건강이 음료 사업군 강화 차원에서 푸르밀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한 언론보도를 통해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LG생활건강은 오랜 검토 끝에 푸르밀 인수 추진을 포기했다. LG생활건강은 “음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본건(푸르밀)에 대한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5일 공시했다. 

LG생활건강의 인수 추진 철회 배경을 놓고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오가고 있다. 일각에선 푸르밀의 부진한 실적과 최근 잇단 리콜 조치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푸르밀은 지난달 21일 일부 제품에서 씨링 불량으로 누유가 확인됐다며 편의점에 납품한 가나초코우유에 대해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다. 또 지난달 31일엔 가공유 제품 6종이 회수 조치됐다. 해당 공장 ESL포장기의 포장라인에 사용되는 밸브의 밀폐성 저하로 보관조건 미준수시 제품의 보존력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푸르밀 측이 새로운 인수 협상 후보자를 찾을지는 미지수다. 향후 매각 의사가 있다고 하더라도 실적 개선 및 기업 제고 노력 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 대표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신 대표는 올해 초 푸르밀의 단독 대표이사에 올랐다. 부친인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신 대표가 오랜 부진을 털어내고 리더십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근거자료 및 출처 

- 푸르밀 감사보고서(2021.12)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2년 4월 14일 공시 
- LG생활건강 공시 보고서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2022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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