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통령실이 나경원 전 의원의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해석이 분분하다. 친윤계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에 대해 ‘신의’를 보였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나 전의원이 전당대회 출마 입장을 접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당 대표 출마’ 포기를 종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에 출마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은 1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출마하기 좀 어려워지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이사장은 “언론 보도에서 윤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에 대한 애정이 있다, 사의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가 나왔다”며 “대통령님의 애정이 있다, 사의 표명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앙일보>는 대통령실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윤석열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사의를 수용할 마음이 없다고 보도했다. 나 전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의 애정이 여전히 큰데다 저출산 문제 등 ‘중책’을 맡은 만큼 이에 전념해 주길 바란다는 취지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인사권자께서 아직 특별한 말씀이 없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통령이 ‘신뢰’를 보인 상황에서 나 전 의원이 출마를 강행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이들의 관점이다. 장 이사장은 “고심이 깊으시겠지만 정책과 관련된 혼선을 수습하고 대통령의 애정 어린 메시지를 확인했으니 당분간 저출산 위기나 기후 위기에 전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행 비대위원도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하셨으니 얼마든지 결자해지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이라며 불출마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통령실의 사의 수용 불가가 사실상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라는 시선도 나온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내년 총선까지 고려했을 때 나 전 의원으로는 안심할 수 없다, 믿을 수 없다(는 것)”이라며 “그러니까 당 대표로도 나가지 말라 그런 시그널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만약 대통령실에서 당 대표 출마를 안하는 조건으로 자르지 않을 것이다, 해촉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큰일 나는 것”이라며 “당 대표 나오지 마라 이런 메시지가 깔려 있다고 해석이 되지 않는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