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당무 개입이 '과하다'고 지적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작 국정은 내팽개친 채 당권 장악에만 혈안이 됐다”며 “이른바 ‘제2의 진박감별사’를 내세워 무조건 말 잘 듣는 친윤 당대표를 만들기 위한 윤 대통령의 오기와 독선이 그대로 드러나 막장 내전으로 치닫는 집권 세력의 낯부끄러운 행태가 목불인견”이라고 말했다.

진박감별사 논란은 지난 2016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이던 새누리당에서 친박(친 박근혜)세력이 ‘진실한 친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비박(비 박근혜)계와 공천 등을 두고 갈등을 일으킨 사건이다.

앞서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15일 본인의 SNS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당내 친윤계를 겨냥했다. 이는 내년 총선 공천을 두고 갈등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로 읽힌다.

박 원내대표는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사직서를 내자 윤 대통령은 보복 응징이라도 하듯 사표 수리가 아닌 해임으로 맞받았다”며 “군사정권 이후 어떤 대통령한테서도 보기 어려웠던 당권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과 노골적인 편파가 빚어낸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냐며 룰 개정에 가이드라인을 내리고, 친윤 후보를 관저로 불러들여 당권주자 줄 세우기 바쁘다”며 “집권 여당을 ‘국민의힘’이 아니라 ‘윤심의힘’으로 만들어 제왕적 통제로 당위에 군림하겠다는 대통령의 의도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삼권분립 무력화와 정당민주주의 역행이 민주주의 토대를 근본부터 흔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정의당에서도 같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정미 당 대표는 이날 오전 상무집행위원회에서 “남의 정당일에 감놔라 배놔라 하기 싫지만 대통령의 도를 넘는 당권선거 개입에 한 말씀 드려야겠다”며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이번 당권개입 과정에 드러나는 일들은 등골이 섬뜩하게 한다”며 “집권여당의 유력정치인일지라도 자신의 명령을 전적으로 따르지 않으면 한 칼에 날리고 있다. 자신을 당선시켜준 여당의 핵심리더조차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으면 배신자 취급하는데, 야당이나 시민사회, 노동계를 향해서는 얼마나 가혹할지 짐작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한 공정과 원칙이 국민의힘 안에서 무너지고 있다. 정당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오직 윤심 충성경쟁에 매몰되어 부끄러움을 모르는 지경이 되었다”며 “오늘날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국민의힘의 질서를 대통령 스스로가 붕괴시키는 기이한 현상을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권 측에서는 국민의힘의 전당대회와 관련된 일에 말을 아껴왔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나경원 전 의원을 해임한 후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 13일 오전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윤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같은 날 오후 나 전 의원을 저출산고령사회위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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