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대 전략으로 구성된 통신분야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 픽사베이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대 전략으로 구성된 통신분야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 픽사베이

시사위크=조윤찬 기자  정부가 끊이지 않는 스팸문자와 보이스피싱 철폐를 위해 규제 강화 조치를 내놨다. 대량문자 발송 사업을 하는 문자재판매사업자의 진입요건을 높이고 스팸 발송 시 제재하는 방안이 도입된다. 정부는 문제 회선을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민간과 협력할 계획이다.

◇ 문자재판매사업자, 진입 장벽 강화·스팸 발송 시 처벌 강화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4대 전략으로 구성된 통신분야 보이스피싱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보이스피싱을 근절해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모두가 행복한 사회’ 구현을 하겠다고” 비전을 밝혔다.

제시된 4대 전략은 △불법 스팸·대포폰 사전차단 △보이스피싱 위협 인식수단 확대 △범죄이용 회선 신속차단체계 고도화 △AI 기술을 활용한 대응체계 마련 등이다.

신규 문자재판매사업자는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 문자재판매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부가통신역무를 제공하기 위해선 자본금, 인력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행령에 나오는 자본금이나 인력 등의 진입장벽을 높일 것”이라며 “기존 사업자 또한 불법 스팸을 알고도 발송하는 일이 적발되면 처벌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일 방송통신위원회는 ‘대량문자전송사업자 전송자격인증제’를 시행해 민간에서 스팸 발송 사후 관리가 되도록 했다. 해당 제도에 따라 문자재판매사업자는 시행일부터 6개월 이내에 문자중계사업자(KT, LGU+, SKB 등 9개사)로부터 전송자격인증을 받아야 한다. 문자재판매사업자는 불법스팸을 전송한 것이 확인되면 문자발송이 정지된다.

범죄 예방을 위해 회선 관리도 강화됐다. 과기정통부는 동일명의 다회선 가입 제한 기간을 현재 30일에서 180일로 연장해 대포폰 대량 개통을 막을 계획이다. 한 개 명의로 가입할 수 있는 회선은 연간 36회선에서 6회선으로 줄어든다.

기존 개통 시에는 신분증 확인 절차에서 개인정보 텍스트만 필요했다. 향후 정부기관이 보유한 신분증 사진을 활용해 사진 진위 여부도 판독하는 방식으로 본인확인 절차가 개선된다.

통신업계는 범죄자가 고객의 전화번호를 도용해 불법 문자를 보내면 해당 고객에게 알림 문자를 보내주는 ‘번호도용 문자 발송차단 부가서비스(무료)’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해당 서비스 가입을 안내할 계획이다.

SKT의 경우 T월드 앱에서 부가서비스 상품을 검색해 쉽게 가입할 수 있다. 해당 서비스에 가입하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통신사 요청을 받아 고객 번호를 이용한 스팸문자 발송을 차단할 수 있다.

◇ 간편하게 신고, 제조사·통신사와 협력

문자 서비스 화면에는 스팸 신고 버튼처럼 ‘피싱신고’ 버튼이 마련될 예정이다. 해당 버튼을 누르면 경찰 보이스피싱 통합신고센터로 신고정보가 전송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피싱신고 버튼은 삼성전자가 UI를 개발하면 업데이트를 통해 적용된다”며 “연내 도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보이스피싱으로 금융 피해를 입으면 금융감독원 홈페이지에서 인증 절차를 거쳐 계좌차단하고, 통신사에 연락해 소액 결제 차단하는 등 여러 단계 업무가 필요하다. 과기정통부는 한 번에 조치할 수 있게 ‘원스톱 보이스피싱가드(가칭)’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각 기관에서 처리해야 하는 조치를 한 번에 할 수 있게 개발하고, 연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에 서비스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원스톱 보이스피싱가드’ 시스템을 이용하는 홈페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AI로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는 기술 개발도 적극적이다. 과기정통부, 금융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감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KISA는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민간이 AI를 개발할 때 학습 데이터를 제공할 방침이다.

SKT는 단말기에 AI를 탑재하는 온디바이스 기술을 제시해 정부로부터 보이스피싱 통화 데이터를 제공받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SKT는 기술 개발이 된 상태고, KT와 LG유플러스도 AI 기술을 개발하려고 하면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에 따르면 검찰청과 정부합동수사단은 올해 상반기 △피싱사범 224명 입건(구속 117명) △5개 대포폰 유통조직 적발, 총책 5명과 조직원 22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올해 5월까지 보이스피싱 사범 6,941명 검거(632명 구속송치)했다. 정부는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서민과 약자를 울리는 피싱범죄와 전쟁에 임한다는 각오로 범죄조직을 끝까지 추적·엄벌하고 수사 성과를 수시로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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