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4・10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에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뉴스토마토> 후속 보도로 다시 급부상했다.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 개입의 증거인 김 여사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폭로하는 대가로 개혁신당 지도부에 비례 대표 공천을 요구했다는 것이 골자다.
해당 사건의 관계자로 지목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 전 의원의 ‘정책 책사’인 명태균 씨 등 관련 인사들은 이를 전면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 시사 평론가는 이번 의혹의 중심에는 명 씨가 있다며 “김 여사와 관계가 틀어졌기 때문에 이 사건이 퍼진 것”이라고 언급했다.
◇ 공천 개입 의혹 중심에 선 ‘이준석’
지난 5일 <뉴스토마토>에서 제기한 ‘김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이 19일과 20일 후속보도 때문에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29일 김 전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당시 당대표)이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칠불사에서 ‘김 여사 공천 개입 폭로’를 논의했다는 것이다.
또 밤샘 협상을 통해 김 전 의원이 김 여사와 22대 총선 공천과 관련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개혁신당의 비례대표 1번을 요구했으나 협상이 결렬됐다고 했다. 당시 김종인 개혁신당 공천관리위원장이 극구 만류했기 때문이다.
회동의 당사자로 지목된 이 의원은 전날 보도 직후 오전 6시경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보도를 짚으며 “그건 김 전 의원 측의 기대와 요구였고 개혁신당 측에서는 ‘제시’할 이유가 없었다”며 “김 전 의원이 주변에 이야기한 것에 비해 폭로 내용(텔레그램 메시지)이 완결성이 없을뿐더러 대중적으로 논란이 있는 김 전 의원의 개혁신당 합류에 구성원 모두가 부정적이어서 거부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보도를 반박하는 게시글을 이틀간 5개를 올릴 정도로 해당 사건의 해명에 집중했다. 그는 같은 날 오후 “그런데 텔레그램의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달려드는 사람은 뭐냐”며 “애초에 공천 개입이 애매하다고 했던 건 텔레그램의 내용이 김 전 의원 측의 요청을 그분(김 여사)이 돕기 어렵다는 취지인데 도대체 뭘 바라고 이 판을 끌고 나가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언론의 문의가 많아 전화로 응대하기 어려워 언론인들의 주요 질문사항을 정리해서 올렸다”며 사실관계를 정리한 글을 게시했다. 칠불사에 간 경위와 시간, 현장에서의 반응, 그 뒤의 진척, 천하람 의원이 동석한 계기, 뉴스토마토 보도 관련, 김영선 후보 2022년 보궐선거 공천 관련 등을 주제로 자신의 입장에 대한 근거를 나열했다.
특히 “이번에 (뉴스토마토에서) 나간 보도에 대해 따로 보도를 위한 짜임새 있는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며 “뉴스토마토 측에서는 텔레그램의 캡처본 제공을 보도전까지 계속 요구했고 가지고 있지 않다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뉴스토마토에서 인용하는 녹취는 김영선 의원 측 관계자 간의 대화 녹취로 해당 관계자 간 갈등이 녹취 유출의 원인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 ‘윤석열 대통령 부부’까지 번진 의혹
이 의원이 언급한 녹취는 김 전 의원의 ‘정책 책사’로 불렸던 명 씨의 통화 녹취다. 지면 보도 이후 공개된 녹취 파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명씨는 2022년 5월 9일 A씨와 나눈 통화에서 김 전 의원의 공천을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약속받았다는 점을 밝혔다. 명씨는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라며 “그래서 윤상현이, 끝났어”라고 했다. 실제 통화 다음 날인 10일 오후 김 전 의원은 공천된 바 있다.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기사는 한마디로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당시 공천자로 정해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김영선 전 의원으로 변경된 일 자체가 없다”고 즉각 반박했다. 또 “명태균의 허장성세를 교묘하게 짜깁기한 녹취파일에 기반한 근거없는 폭로보도가 사실인 양 보도되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명씨의 법률 대리를 맡은 법률사무소 측에서는 전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영부인(김 여사)은 김 전 의원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적이 없고, 텔레그램 메시지는 영부인과 고소인(명씨) 간의 메시지”라며 “이준석・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에게 보여준 사람은 고소인”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메시지는 김 전 의원 공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김 여사의 입장에 대해 명씨가 불만을 표시하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비례공천’ 논의에 대해서는 이 의원의 주장과 엇갈렸다. 명 씨 측은 해당 ‘제안’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날 한 시사 평론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의 반응이 솔직히 이해가 안 간다”며 “텔레그램 내용이 ‘공천 못 도와준다’고 했는데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김영선・명태균・이준석 다 친하니까 칠불사에 모여 얘기하고 당(개혁신당)에 전달했는데 ‘미쳤냐’는 반응이라 김 전 의원도 ‘나도 기자회견 안한다’고 이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명씨와 김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 “2년 동안은 원팀이었다”면서도 “명 씨가 (당시 공천 청탁을) 몇 명 누구 얘기를 했는데 김 여사가 안하니까 지난 1월에 이미 틀어졌다. 명씨 때문에 이 사건이 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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