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주류업체 3분기 실적 기반엔 소주와 맥주가 위치했다. 다만 경기 침체로 내수 소비 부진이 계속되면서 주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양새다. 통상 연말은 송년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돼 주류업계에 또다른 성수기로 여겨지는 가운데, 가라앉은 업계 분위기와 위축된 소비 심리를 뚫고 남은 하반기에도 건전한 성적표를 받아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하이트진로 ‘선방’… 영업이익 전년대비 61.5%↑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6,85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5% 큰 폭으로 증가해 702억원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소주 부문은 전년도 같은 분기와 비교해 5.4% 증가한 3,7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6% 증가해 481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맥주 부문에서 큰 폭의 실적 개선이 나타났다. 매출액은 2,4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09.2% 크게 늘어 211억원으로 집계됐다. 필라이트 이슈에 따른 출고 조절 영향이 대부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출고가 인상분이 반영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선 7월 출시한 맥주 신제품 ‘테라 라이트’가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라이트 출시 이후 전체 맥주의 유흥용 500ml병 출고량이 직전 3개월 대비 15.2% 늘었다고 밝혔다. 또한 8월 기준 대형마트 채널에서 2위 브랜드와 점유율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며 2개월 연속 ‘라이트 맥주’ 판매 1위에 등극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시장에서는 하이트진로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14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상회했다”면서 “소비 위축에 따른 주류 시장 침체 영향으로 외형 성장은 크지 않았지만, 가격 인상 효과와 광고선전비 절감에 따른 판관비율 하락 등으로 큰 폭의 이익 개선 흐름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부터 소주‧맥주 출고가가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4분기도 가격 인상 효과가 일부 반영될 전망”이라면서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3분기와 같은 마케팅 비용 효율화 기조가 이어진다면 4분기도 영업이익 두 자릿수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롯데칠성음료, ‘주류’로 상쇄… “소주‧맥주 신제품 효과”

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6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6% 감소해 787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주류 부문에선 전년 대비 1.5% 증가한 2,04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0.7% 감소해 97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청주‧와인 등의 카테고리에서 성적이 부진했다. 이는 소주와 맥주 부문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6%‧16.0% 늘어난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상쇄했다.

특히 2022년 선보인 ‘새로’ 소주가 올해 9월로 출시 2주년을 맞은 가운데, 7월 기준 누적 판매량 4억병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출시한 ‘새로 살구’의 경우는 출시 5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병을 돌파하면서 시장에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칠성음료는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기대치를 하회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았다. 다만 별도 주류 부문에서 소주와 맥주 각각 대표 브랜드가 선전하면서 외형 증가가 나타났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보인다.

iM증권은 6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주류시장 악화 영향에도 소주의 신제품 효과에 따라 여타 동종업체 대비 성장성은 여전히 두드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맥주의 경우 신제품으로의 브랜드 무게 중심 이동 및 성수기 시즌 효과를 고려한 성장이 유효했다”면서 “관련 비용 부담으로 주류 부문의 이익은 일부 감소했지만, 주요 제품의 시장 연착륙 흐름을 고려할 때 우려 요인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