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연미선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처음으로 분기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해 이목이 쏠렸다.

◇ 글로벌 영향력 확대 나서는 롯데칠성, 3분기 전망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992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38.1%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 늘어 602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의 2분기 실적엔 글로벌 사업이 특히 영향을 크게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필리핀 펩시를 인수한 바 있는데, 이 부분이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IR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91.6% 늘어난 3,85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13.3% 늘어 211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칠성의 이번 실적을 두고 시장기대치를 상회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31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별도 법인은 예상대로 부진했으나, 해외 자회사 실적 개선으로 연결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상회했다”면서 “상반기 부진했던 별도 법인은 3분기 계절적 성수기 진입, 6월 음료 주요 제품 출고가 인상, 점진적 원가 부담 완화로 하반기 이익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LS증권 오지우 연구원은 “펩시 필리핀의 턴어라운드와 함께 글로벌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분기 롯데칠성의 해외 사업 비중은 35%로 전년동기대비 10% 크게 늘었다”면서 “향후에도 PCPPI 연결 효과에 더해 미국향 소주‧밀키스 수출 확대, 유럽‧미국 펩시 보틀링 파트너 기회 탐색 등으로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새로’ 잘 나가네”… 라인업 강화 ‘박차’

다만 음료 사업 부문에서는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모양새다. 공시에 따르면 롯데칠성은 음료 사업에서 5,37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전년도 같은 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0% 줄어들어 354억원을 기록했다. 세부적으로 △탄산(2.2%↓) △커피(2.5%↓) △생수(7.0%↓) 등 음료 주요 카테고리에서 매출이 부진했다.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별도 음료 부문은) 비우호적인 날씨와 오프라인 트래픽 부진으로 에너지‧스포츠 제외 전 카테고리 매출이 역성장했다”면서 “제로 시장 경쟁 심화에도 제로 탄산 매출이 전년대비 16.3% 성장을 이어간 점은 긍정적이지만, 높은 원재료 비용과 고환율로 원가 부담이 지속되면서 영업이익률은 2.3%p(퍼센트포인트) 하락했다”고 말했다.

주류 사업 부문에선 전년동기대비 2.0% 늘어난 2,02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5.8% 늘어 3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분기엔 소주와 RTD(Ready to Drink) 음료의 성장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새로’를 중심으로 한 소주 카테고리는 전년대비 8.2% 늘어난 92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RTD의 경우는 같은 기간 매출액이 38.7% 늘었다.

특히 지난 2022년 9월에 출시됐던 제로 소주 ‘새로’의 여전한 성장력이 눈길을 끈다. 롯데칠성 IR보고서에 따르면 ‘새로’는 지난해 1,256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롯데칠성은 올해 ‘새로’ 매출액 1,6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지난 4월에는 국내 시장에 ‘새로 살구’를 선보이며 라인업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칠성은 “코로나를 전후해 주류 소비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은 믹솔로지(Mixology), 저도주 및 다양한 주종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기존의 ‘새로’보다 더욱 낮은 알코올 도수에 상큼달콤한 살구의 과즙을 더한 ‘새로 살구’를 선보이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한솔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류 시장 악화에도 견조한 새로 판매와 신제품 효과로 새로 매출액이 전년대비 25.9% 증가하며 소주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면서도 “맥주 신제품 ‘크러시’의 월 매출은 전분기와 유사한 50억원 수준에 머물며 유의미한 점유율 확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