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국민담화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투입한 게 폭동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 ytn 방송화면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국민담화에서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투입한 게 폭동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 ytn 방송화면 갈무리 

시사위크|여의도=정소현·이미정 기자  “피와 땀으로 지켜온 대한민국, 우리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모두 하나가 되어주시길 간곡한 마음으로 호소드립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2일,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대국민담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비상계엄은 나라를 지키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조치로, 대통령의 법적 권한으로 행사한 것이라는 게 핵심이다. 300명 미만의 실무장하지 않은 병력을 투입한 것뿐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질서 유지를 위해 소수의 병력을 투입한 게 폭동일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탄핵의 날’ 14일.
윤 대통령의 물음에, 국민들은 정확하게 답했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탄핵 찬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사진=정소현·이미정 기자(이하 시사위크) 
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을 가득 메운 시민들이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탄핵 찬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사진=정소현·이미정 기자(이하 시사위크)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되어 이곳에 모였다. 이제 우리의 목소리를 윤 대통령에게 들려줘야 할 때다. ‘당신은 자유민주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탄핵집회를 이끌던 한 사회자는 시민들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외쳤다. / 시사위크
“우리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하나가 되어 이곳에 모였다. 이제 우리의 목소리를 윤 대통령에게 들려줘야 할 때다. ‘당신은 자유민주주의를 언급할 자격이 없다’고!” 탄핵집회를 이끌던 한 사회자는 시민들을 향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진정한 민주주의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한다”고 외쳤다. / 시사위크

영하의 칼바람도 시민들의 열망을 막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이 예정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주변은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른 아침부터 집회를 준비하기 위한 각 단체와 모임 주최 측의 행사 준비가 분주했다.

윤석열 탄핵소추안 의결이 예정된 14일, 이른 시간임에도 국회 앞엔 다양한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모여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 시사위크  
윤석열 탄핵소추안 의결이 예정된 14일, 이른 시간임에도 국회 앞엔 다양한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모여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 시사위크  
현장에는 풍선, 깃발, 손팻말, 플래카드 등 다양한 형태의 응원도구가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 시사위크
현장에는 풍선, 깃발, 손팻말, 플래카드 등 다양한 형태의 응원도구가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 시사위크

곳곳에 들어선 무료 간식차는 집회 참석자들을 위해 어묵과 커피 등을 나눴다. 핫팩과, ‘윤석열 탄핵’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배포하던 이들은 “우리가 이길 것”이라며 “(추운데 집회에 참석해줘서) 고맙다. 힘내자”고 서로를 격려했다.
 

현장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해 애썼다. 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물과 간식, 핫팩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 시사위크
현장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해 애썼다. 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물과 간식, 핫팩 등을 무료로 나눠주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 시사위크

행사가 시작되자 집회 현장은 축제 그 자체였다. 김연자의 ‘아모르파티’부터 로제의 ‘아파트’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에도 모두 어깨를 들썩이며 하나가 됐다. 염원이 같은 이들에겐 갈등도, 차별도, 편견도 존재하지 않았다.
 

국회의사당 앞을 비롯해, 여의도공원, 여의도역에 이르기까지 여의도 일대가 집회 참석자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 시사위크 
국회의사당 앞을 비롯해, 여의도공원, 여의도역에 이르기까지 여의도 일대가 집회 참석자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 시사위크 

“총 투표수 300표 중 가 204표, 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5시. 우원식 국회의장이 탄핵소추안 표결 결과를 발표하자 현장에선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총투표수 300표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윤석열 탄핵안 가결 소식에 시민들이 두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 시사위크 
윤석열 탄핵안 가결 소식에 시민들이 두손을 번쩍 들고 환호하고 있다. / 시사위크 
"민주주의가 이겼다!" 일부 시민은 승리를 환호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 시사위크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다.  / 시사위크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는 취재 열기 또한 뜨거웠다.  / 시사위크
시민들의 함성과 환호성에 여의도 일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 시사위크
시민들의 함성과 환호성에 여의도 일대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 시사위크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마치 축구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 장면을 본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일부 시민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국민이 이겼다”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고함쳤다. 그들이 터트린 어마어마한 함성에 여의도 일대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마치 축구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 장면을 본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 시사위크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마치 축구 경기에서 극적인 결승골 장면을 본 것처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 시사위크 

14일 여의도에 집결한 인파는 200만명으로 추산됐다. 직전 탄핵 집회가 열린 7일의 두 배 규모다. 그럼에도 집회는 물리적 충돌이나 사고 없이 안전하고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이날, “자신의 충정을 알아달라”던 윤석열 대통령의 호소는 수백만 시민들의 함성에 묻혔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하나가 돼 달라”던 윤 대통령의 간곡한 당부에 국민들이 내놓은 답은 단호했다.

“민주주의가 이긴다! 국민의 승리다!” 

 한 시민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Great korea Great Democracy’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 시사위크 
 한 시민이 국회의사당 앞에서 ’Great korea Great Democracy’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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