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항공기 정비·수리 투자계획, 제주항공 2,209억원… 1대당 54억원
제주항공 정비사 인력 522명… 상·하반기 38명·27명 추가 채용 계획
대형기 도입 티웨이항공, 엔진·부품 구매·임차 및 교육훈련 비용 LCC 1위

제주항공의 지난해와 올해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부문 투자 규모가 LCC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의 지난해와 올해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부문 투자 규모가 LCC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 제주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이후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항공기 정비 관련 부문에 대한 투자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제주항공, 안전투자 부실’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지난해 7월 항공업계가 공시한 ‘항공안전투자공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와 올해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항목 부문에서 LCC 업계 가운데 투자비용(계획)이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항목은 엔진정비, 중정비, APU(보조동력장치) 등 항공기 전반적인 정비수리예산을 포함한다. 이와 함께 ‘항공기 발동기(엔진)·부품 등 구매 및 임차’ 항목에서는 유럽 노선 취항을 위해 대형기 도입에 나선 티웨이항공이 LCC 업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가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항공안전투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지난해 항공기 정비·수리·개조에 투자한 잠정 비용(계획)은 2,187억원으로 LCC 8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뿐만 아니라 올해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부문에 투입 계획 비용 역시 2,209억원으로 타 LCC들의 투자 계획을 크게 상회한다.

제주항공의 올해 항공기 정비·수리·개조 부문 투자 규모를 항공기 보유대수(41대, 사고항공기 1대 포함)로 나눠 1대당 대략적인 평균 정비비용을 살펴보더라도 약 54억원에 달한다. LCC 매출 2·3위인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항공기 1대당 정비비용 투자 규모가 각각 38억원, 3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적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항공기 정비사 수도 제주항공이 LCC 업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연말 기준 항공기 정비사 인력이 52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1대당 평균 12.7명으로 과거 국토부에서 정한 항공운송·정비 종사자 최소 기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정비 인력을 상·하반기 각각 38명·27명 추가로 채용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의 ‘발동기(엔진)·부품 등의 구매 및 임차’ 투자 규모가 2023년 대비 지난해 감소한 점을 지적한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2023년 엔진·부품 등 구매·임차 부문에 1,906억원을 투자했고, 지난해는 553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제주항공이 2023년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에 많은 비용을 투자한 이유는 코로나 기간 주기장에 세워둔 항공기를 다시 정상 가동하는 등 코로나 엔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 정비를 하고, 여분 엔진 2대를 추가로 확보한 비용이 반영된 것이다.

아울러 지난해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에 투자를 계획한 553억원은 제주항공이 가장 많은 기단을 구축해 운항한 2019년(45대) 415억원과 비교하더라도 적지 않다. 제주항공은 올해도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를 위해 558억원의 예산을 편성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사고로 인해 항공기 정비 및 엔진 등 부품 구매에 편성한 예산은 일부 변동될 수도 있다.

티웨이항공은 대형기를 도입하며 유럽 취항에 나섬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항공기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 부문에 1,736억원, 1,841억원 투자를 계획했다. 이는 LCC 업계 최대 규모다.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은 대형기를 도입하며 유럽 취항에 나섬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 항공기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 부문에 1,736억원, 1,841억원 투자를 계획했다. 이는 LCC 업계 최대 규모다. / 티웨이항공

올해 제주항공보다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 부문에 더 많은 규모를 투자할 계획인 LCC는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두 곳뿐이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를 위해 1,736억원 투자를 계획했고, 올해도 1,84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LCC 업계에서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 부문에 최고 규모의 투자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유럽 4개 노선(프랑스·독일·로마·스페인)에 취항하기 위해 대형기 에어버스 A330-200 기재를 추가로 도입하며 기단 확장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따라 항공기 여분의 엔진과 부품 확보에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스타항공은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 부문에 지난해 132억원, 올해 672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혔다. 올해 엔진·부품 구매 및 임차에 투자 규모가 늘어난 배경은 지난해 신규 항공기를 빠르게 도입하면서 노선을 확장함에 따라 향후 안전 운항을 위한 대응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티웨이항공은 ‘항공종사자·직원의 교육훈련’ 부문에서도 LCC 중 가장 많은 투자를 계획 중이다. 지난해 티웨이항공은 대형기 도입에 따라 신규 직원을 다수 채용했고 이에 따라 직원들의 교육훈련 투자비용이 늘어났다. 지난해는 141억원, 올해는 167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과거 국토부가 정한 항공기 1대당 최소 정비인력 기준은 현재 삭제돼 적용되지 않지만 항공사들은 당초 국토부가 정한 최소 기준 이상의 정비 인력을 채용, 확보해 안전운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항공기 정비 및 부품 교체는 항공기 제조사가 정한 기준에 따라 진행 중이며, 항공기 운항 전후로 점검도 진행한다. 이는 국토부에도 보고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항공업계, 항공안전투자공시 (2024년 7월 공시 자료)
https://www.airportal.go.kr/life/consumer/LgConsumer05.jsp
2025. 1. 3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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