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소노그룹이 인수 추진과 함께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소액주주연대에 보낸 서신을 통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 뉴시스
대명소노그룹이 인수 추진과 함께 공세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가운데, 티웨이항공이 소액주주연대에 보낸 서신을 통해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 인수를 본격 추진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기존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이 경영권 사수 의지를 드러냈다. 대명소노그룹에 비해 자금력이나 규모 등이 밀릴 수밖에 없는 구도 속에서 어떠한 방어책을 꺼내들게 될지, 결과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소액주주연대에 서신… 유상증자 우려에 전문성 지적까지

지난해 대명소노그룹이 단숨에 2대주주로 부상하면서 긴장감에 휩싸이기 시작했던 티웨이항공은 새해 들어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에 직면했다.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 인수 추진을 공식화하며 경영진 전면 교체와 유상증자 등을 요구하고 나섰고, 정기주주총회 의안상정을 위한 법적 조치까지 취했다.

이처럼 적극적인 행보로 공세의 수위를 높인 대명소노그룹과 달리 기존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은 경영권 분쟁 및 대명소노그룹에 대해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대응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거나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정도의 입장만 밝혔을 뿐이다. 이에 티웨이항공 소액주주연대 측은 주주가치와 직결되는 중대한 사안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나타났다. 티웨이항공이 소액주주연대 측에 보낸 서신을 통해 경영권 사수 의지를 밝히고, 대명소노그룹에 대한 우려도 언급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서신을 통해 먼저 “주주가치 보호라는 목표를 최우선으로 대명소노그룹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명소노그룹의 경영권 인수와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현실화할 경우 소액주주의 지분율 희석과 주가 하락에 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적절한 시기와 범위를 정해 진행 상황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체 주주의 알 권리를 충족하겠다”고 알렸다.

대명소노그룹을 향해 발톱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명소노그룹의 경영개선 요구에 대해 “재무구조 개선과 단기 및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등을 통해 항공기 정비와 안전성 문제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반박하는 한편, 항공업에 전문성이 없는 대명소노그룹이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항공기 정비 및 안전성 문제가 더욱 불거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직격한 것이다.

자금력 등의 측면에서 대명소노그룹에 뒤처질 수밖에 없는 예림당 측이 어떤 경영권 방어책을 꺼내들게 될지 주목된다. / 티웨이항공
자금력 등의 측면에서 대명소노그룹에 뒤처질 수밖에 없는 예림당 측이 어떤 경영권 방어책을 꺼내들게 될지 주목된다. / 티웨이항공

이에 따라 티웨이항공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일각에서 예림당 측이 적정한 가격에 경영권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밝힌 구체적인 입장을 통해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예림당 측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느냐다. 예림당은 기본적으로 대명소노그룹에 비해 ‘체급’이 크게 밀린다. 경영권 분쟁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 자금력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대명소노그룹이 ‘안전’을 명분으로 앞세우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잇단 대형사고로 항공안전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데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안전 관련 논란이 꾸준히 불거진 바 있어 이를 마냥 외면하기 어렵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이 추진하고자 하는 유상증자를 소액주주들이 썩 반기지 않는다는 점은 공략 지점이 될 수 있다. 대명소노그룹은 안전 투자를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며, 여기엔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지분을 늘려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소액주주 입장에선 유상증자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이 불가피하다.

소액주주연대 차원의 입장이 발표된 이후 티웨이항공이 서신 방식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처음 밝힌 점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예림당과 대명소노그룹의 지분 차이가 3%도 채 되지 않는 가운데, 소액주주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백기사’와 손을 잡는 것도 꾸준히 제기되는 방어책이다. 다만, 이미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백기사 확보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명소노그룹에 맞서 예림당도 적극적인 대응을 본격화할 전망인 가운데,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어떤 양상으로 이어지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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