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자고 공개 제안하면서 한 권한대행 '재탄핵론'이 다시 불붙은 모습이다. 사진은 한 권한대행이 22일 서울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 조문을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자고 공개 제안하면서 한 권한대행 '재탄핵론'이 다시 불붙은 모습이다. 사진은 한 권한대행이 22일 서울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빈소 조문을 위해 이동하고 있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조기 대선 국면에서 잦아들었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재탄핵론’이 다시 불붙은 모습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자고 공개 제안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은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며 즉각 역공을 펼쳤다. 범보수 진영에서 한 권한대행의 ‘차출론’이 나오고, 대선이 얼마 남지 상황에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지도부도 이를 고려한 듯 “논의한 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한 권한대행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한 권한대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거나, 한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 진성준, ‘한덕수 탄핵’ 제안… 민주당 지도부 ‘선 긋기’ 

진 정책위의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과 국회를 향해 한 권한대행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그는 “한 총리를 지체없이 직무 정지시킬 것을 공개 제안한다”며 “한 총리는 파면된 대통령을 대신해 국정과 선거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신의 본분과 책임을 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2일밖에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중립적이고 공정하게 관리해야 할 최고 책임자가 엉뚱하게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은 국민이 직접 선출한 대통령과 같지 않다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차이가 없다고 강변하면서, 법률안 거부권을 비롯해 무제한으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막대한 국익이 걸려 있는 관세 협상과 관련해서도 굴종적 자세로 국익을 팔아넘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진 정책위의장은 한 권한대행이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았던 점과 내란·김건희·마약 상설특검 임명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점 등을 언급하며 “(한 권한대행은) 명백하게 법률을 위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러저러한 기우로 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며 “당과 국회가 결단해야 한다. 국무총리 탄핵소추를 즉각 추진하자”고 말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자고 공개 제안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왼쪽부터 진 정책위의장과 권 원내대표 사진. / 뉴시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자고 공개 제안하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고 받아쳤다. 왼쪽부터 진 정책위의장과 권 원내대표 사진. / 뉴시스

이러한 진 정책위의장의 주장에 국민의힘은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며 역공을 펼쳤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사유가 전혀 없음에도 민주당이 정치적 목적으로 탄핵을 하겠다고 하면 하라”며 “자신 있으면 하길 바란다. 원래 민주당은 나라가 어떻게 되든, 민생이 어떻게 되든 거기에 대해 관심 없는 정당”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이재명만 살리면 되고 집권만 하면 된다는 생각 외에 나머지 생각은 없는 그런 집단이기 때문에 한 총리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겁박하고 협박을 하는 것”이라며 “겁박에 그치지 말고 실행에 옮기길 바란다”고 했다.

이는 범보수 진영에서 한 권한대행 차출론이 연일 나오고, 대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의 탄핵 추진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고려한 듯 민주당 지도부는 진 정책위의장 제안에 선을 긋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 (한 권한대행 탄핵) 목소리가 많이 있다”면서도 “특별히 (진 정책위의장 제안) 관련해서 어제·오늘 논의한 건 없다”고 밝혔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정책위의장으로서의 입장을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 지도부 차원의 논의가 선행된 상태로 제안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대신 민주당은 한 권한대행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민석 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 19명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 권한대행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행은 다가오는 내란공범 수사를 피하기 위해 대선 출마를 정해놓고, 명분을 만들기 위해 헌재 재판관 임명·알박기 인사·졸속 관세 협상으로 재탄핵을 유도하는 출마장사를 하고 있다”며 “추악한 방탄 출마 음모다. 노욕을 위해 국익을 팔아먹는 제2의 이완용이고 윤석열 아바타”라고 비난했다.

조 수석대변인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한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와 관세 협상을 하기 위해 20명 이상 대규모 범부처 대표단을 꾸렸다. 한 권한대행은 기어이 국익을 대권의 마중물로 이용할 작정인가”라며 “한 권한대행은 알박기 인사부터 알박기 협상까지 나라를 망치려고 작정한 게 아니라면 당장 자리에서 내려오라. 나라를 더 이상 망친다면 국민께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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