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강남=조윤찬 기자, 안혜림·임다영 인턴기자 산업 현장의 AX(AI전환)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ICT(정보통신기술) 업계가 개발 중인 AI(인공지능)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날 열린 월드IT쇼에는 미래 콘셉트카부터 기업 업무용 AI까지 최신 기술이 전시됐다. 기업 관계자들은 상용화까지 서비스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 PV5 슈필라움, 차량 내 AI홈 서비스 구현
24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코엑스 A·B·C홀에서 국내 최대 ICT 전시회 ‘2025월드IT쇼(WIS)’가 개막했다. 올해 행사 슬로건은 ‘AI로 디지털 대전환, 과학기술로 미래선도’다. 전시는 24일부터 시작해 오는 26일까지 진행된다.
WIS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며, 올해는 17개국 450개사가 참가했다. 지난해는 10개국 446개사가 참가하며 6만6,000명이 관람한 바 있다.
LG전자, SKT, KT 등 주요 ICT 기업들은 코엑스 3층 C홀에 대규모 부스를 조성하고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개막일인 24일, 시사위크 취재진이 직접 해당 부스들에 방문해 상용화 예정인 다양한 AI 서비스를 체험하고 비전을 들어봤다.
행사장에서 만난 관람객들은 “영화에서나 보던 콘셉트카를 실제로 봐서 신기하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선보인 콘셉트카에 대한 반응이다.
LG전자는 독일어로 ‘놀이 공간’이라는 뜻의 콘셉트카 PV5 슈필라움을 선보였다. 슈필라움은 부스 광장 중심에 설치돼 시선을 끌었다. LG전자는 홈AI 기능을 전기차와 결합해 차량 내부의 커피포트, 냉장고 등을 디바이스로 컨트롤하는 개념을 제시했다. 2026년 기아 PV 5 차량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예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첫 출시 모델이 캠핑을 주제로 하기 때문에 냉장고·와인셀러·인덕션 등이 출시돼 차량 옵선을 선택하듯 사용자마다 커스터마이징하는 게 가능할 것”이라며 “렌탈이나 구독형으로 소비자들에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 SKT·KT, B2B AI 곧 출시… 데이터 보안 강조
SKT 부스에서는 AI오피스 존에서 업무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비즈(A. Biz)를 체험할 수 있었다. 에이닷 비즈는 SKT가 SK C&C와 공동 개발 중으로, 회의록 작성부터 법무·세무 업무까지 지원하는 기업용 서비스다.
다른 관람객들과 함께 가상 회의 대본을 소리내 읽으니 에이닷 비즈가 회의 내용을 요약해주고, 녹음된 회의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기업의 세무 업무에도 활용할 수 있었다.
‘연말정산 과다공제로 수정 신고를 하면 가산세를 어떻게 돼?’라고 질문하니 AI가 법령을 검토하고 불성실 가산세 등이 부과될 수 있다고 답변하며, 결론에 대한 출처도 표기했다.
SKT 관계자는 “보안을 중시해 사내에서 AI 회의록이 작동할 수 있게 해 안전하게 했다”며 “5월 말 SKT와 SK C&C에 적용하고 연내 SK그룹사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사 적용에 대해선 “타사는 내년 이후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KT는 한국 문화와 역사 이해가 있는 ‘한국적 AI’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한옥 기와 지붕을 형상화한 입구도 만들어 ‘한국적 AI’ 비전을 강조했다. 기존 챗GPT 등은 서구 시각의 데이터를 학습해, 실제 한국 역사와 다른 답변을 하는 현상들이 있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해 GPT4o 기반 커스텀 모델을 개발중이다. 데이터 보호를 위해선 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SPC)가 준비되고 있다.
부스에서는 해당 모델의 데모 시연 영상이 공유됐다. KT 관계자는 “예를 들면 안중근 의사는 유해를 찾지 못했는데, 기존 모델은 안중근 의사가 국립묘지에 안장됐다고 답변했다”며 “한국 관점에서 성능이 개선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교육 분야에서는 EBS 데이터를 쓰는 등 학계와 파트너사들과 협력해 고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KT 관계자는 “6월말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고, 7월 초에 기자분들께 오픈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B2B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MS와 매주 회의하며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갤럭시AI, 달리기 코스 추천 등도 활용 가능
삼성전자는 상용화된 자사 갤럭시S25에 탑재된 갤럭시 AI를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운동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전했다. 달리기를 한다면 AI에게 코스 추천을 받아볼 수도 있다. 관람객들은 부스에 마련된 갤럭시S25로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이날 삼성은 마라톤 경기를 준비하는 상황에서 연습코스를 추천받는 상황에 대해 시연했다.
갤럭시 AI는 시연에서 올림픽 공원 코스를 추천하는 등 이용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코스를 제시했다. 이용자는 AI가 추천한 내용을 삼성 노트에 저장할 수도 있다. 삼성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갤럭시S25가 갤럭시AI랑 가장 호환이 잘 되는 제품”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