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이전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람의 직접적 개입 없이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AI에이전트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분야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고객 간 거래) 시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인공지능(AI)에이전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사람의 직접적 개입 없이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AI에이전트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분야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고객 간 거래) 시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는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 청사진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국내 삼성전자, LG전자부터 중국 화웨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마트폰·통신기술을 MWC 현장에서 선보였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인공지능(AI)에이전트’다. 사람의 직접적 개입 없이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AI에이전트가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분야 B2B(기업 간 거래), B2C(기업·고객 간 거래) 시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 AI에이전트, 스마트폰 대세 SW로 자리 잡나

먼저 AI에이전트란 사람의 개입 없이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자율 지능형 시스템이다.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AI ‘자비스’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영화 속에서 토니 스타크는 자비스에게 각종 명령을 한 후, 자신은 다른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현실 속에서 AI에이전트는 ‘AI비서’ 형태로 구현된다. AI가 약속 일정, 건강정보, 식단 등 이용자 생활과 밀접한 정보를 관리해준다. 또한 미팅 시간 조율, 서류 정리, 데이터 분석 등 업무의 영역에서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즉, 일반 고객과 기업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AI시장 ‘블루오션’인 셈이다.

AI에이전트는 미래 AI시장의 킬러 앱(Killer App)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고객과 기업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AI시장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폐막한 MWC 2025에서도 AI에이전트는 핵심 전시 주제로 각광받았다,/ MWC 2025
AI에이전트는 미래 AI시장의 킬러 앱(Killer App)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 고객과 기업 고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AI시장 ‘블루오션’이기 때문이다. 지난 6일 폐막한 MWC 2025에서도 AI에이전트는 핵심 전시 주제로 각광받았다,/ MWC 2025

때문에 AI에이전트는 미래 AI시장의 킬러 앱(Killer App)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시장 규모는 매해 급성장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AI에이전트 시장 규모는 올해 약 76억3,000만달러(약 11조94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오는 2030년엔 연평균 성장률 45.8%를 보이며 503억1,000만달러(약 73조1,50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AI에이전트 시장 성장에 ‘스마트폰’ 산업도 거는 기대가 크다. AI에이전트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디바이스가 스마트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에 따르면 AI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연평균 53% 성장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2032년까지 시장 규모는 14억1,000만달러(약 2조495억원)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김동원 KB리서치 본부장은 지난 6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AI에이전트는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폼팩터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MWC 2025 현장에 전시된 스마트폰 단말기들을 보면 단말기 내 고성능 AI에이전트 탑재 가능 여부의 중요성이 급부상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AI에이전트가 직접 사람을 대신해 고도화된 작업을 대신하는 서비스들이 사람의 ‘경험’을 한 층 높은 단계로 끌어올리는 모습”이라며 “작년에는 특정 기업들을 중심으로 관련 서비스 컨셉을 제시했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전시자들이 MWC 2025에서 자신의 AI 에이전트를 구현했고, 이미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성과를 보여주는 곳도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AI에이전트 시장을 이끄는 국가는 미국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가 선정한 AI에이전트 시장 선도기업 10곳 중 8곳이 미국이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현재 AI에이전트 시장을 이끄는 국가는 미국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가 선정한 AI에이전트 시장 선도기업 10곳 중 8곳이 미국이다./ 생성형 AI로 제작한 이미지

◇ AI에이전트 시장, ‘미국’이 주도… 주요 기업 10곳 중 8곳 차지

이 같은 시장 성장에 글로벌 IT업계의 AI에이전트 기술력 확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AI에이전트 시장을 이끄는 국가는 미국이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전통의 빅테크 기업들이 이미 다수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세일즈포스 등 클라우드 서비스 주요 기업도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가 선정한 AI에이전트 시장 선도기업은 △아마존웹서비스(미국) △애플(미국) △구글(미국) △IBM(미국) △메타(미국) △마이크로소프트(미국) △엔비디아(미국) △세일즈포스(미국) △알리바바 그룹(중국) △바이두(중국) 10곳이다. 이중 8곳이 미국 기업이다.

그랜드 뷰 리서치는 “AI에이전트 산업 주도 기업들은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경쟁사에 비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집중한다”며 “특히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파트너십, 합병 및 인수, 협업, 신제품·기술 개발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이니셔티브를 추진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표적으로 지난해 9월 세일즈포스는 AI영업플랫폼 ‘에이전트포스(Agentforce)’를,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코파일럿(Copilot) 에이전트를 포함한 마이크로소프트 365 Copilot을 출시했다”며 “각 사들은 다양한 독점 소프트웨어와 타사 소프트웨어 내에서 작업 수행이 가능한 여러 AI에이전트 개발·제공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도 만만찮다. 최근 중국 스타트업 ‘모니카’는 세계 최초의 완전 자율 AI에이전트 ‘마누스(Manus)’를 공개했다. 인간의 감독 없이 금융 거래를 분석하거나 여행 계획, 업무 일정 등을 미리 관리해준다. ‘범용인공지능(AGI)’ 성능 평가인 ‘GAIA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오픈AI를 제치고 최고 등급을 받기도 해, ‘제2의 딥시크’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갤럭시 S24 이후, ‘AI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AI에이전트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갤럭시 S25를 공개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삼성전자
갤럭시 S24 이후, ‘AI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AI에이전트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갤럭시 S25를 공개한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삼성전자

◇ 삼성전자부터 통신사까지… ‘AI에이전트’ 기술확보 속도

국내서 AI에이전트 시장을 주도하는 곳은 삼성전자다. 갤럭시 S24 이후, ‘AI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힌 삼성전자는 지속적으로 AI에이전트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도 1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스마트폰 산업은 AI에이전트로 대표되는 AI폰 시대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변곡점에 있다”며 “갤럭시S25 시리즈가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가 집중하는 분야는 ‘하드웨어’다. 우수한 성능의 AI에이전트 구현을 위해선 모바일AP 중심의 하드웨어 기술력 강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S25 시리즈에 전용 칩셋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Snapdragon 8 Elite for Galaxy)’이다. 퀄컴과 협력 개발한 이 AP는 전작 대비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40% 향상됐다.

국내 이동통신사들 역시 AI에이전트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2022년부터 성장형 AI에이전트 ‘에이닷(A.)’을 서비스 중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B2B영역에서 사용 가능한 ‘에이닷비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에스터(A*, Aster)’ 서비스도 지난해 공개했으며 올해 북미 시장 출시가 예정돼 있다.

SK텔레콤은 2022년부터 성장형 AI에이전트 ‘에이닷(A.)’을 서비스 중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B2B영역에서 사용 가능한 ‘에이닷비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에스터(A*, Aster)’ 서비스도 지난해 공개했으며 올해 북미 시장 출시가 예정돼 있다./ SK텔레콤
SK텔레콤은 2022년부터 성장형 AI에이전트 ‘에이닷(A.)’을 서비스 중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B2B영역에서 사용 가능한 ‘에이닷비즈’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에스터(A*, Aster)’ 서비스도 지난해 공개했으며 올해 북미 시장 출시가 예정돼 있다./ SK텔레콤

KT도 MWC 2025 현장서 AI에이전트 서비스 공개, 성능 강화 소식을 알렸다. 행사에서 KT는 자사의 AI기술을 기반으로 한 AI에이전트 솔루션 4종을 공개했다. △통신시장 분석 에이전트 △자동 GPU 스케줄링 에이전트 △고객센터 상담사 지원 에이전트 △탄소 정보 공개 지원 에이전트 등이다. 각각 K-AI 모델을 활용, 업무 효율화를 돕는 AI에이전트다.

LG유플러스는 현재 AI통화녹음앱 ‘익시오’를 운영 중이다. 보이는 전화, 전화 대신 받기,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관련 AI에이전트 성능 향상을 위해 지난 9일엔 LG AI연구원과 ‘온디바이스 AI’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10일 아마존웹서비스(AWS)와 ‘AX(AI 전환) 얼라이언스’ 전략을 공동 추진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AI기반 예측 추천 알고리즘, AI고객센터를 고도화한 ‘커스터머 에이전트’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김동원 KB리서치 본부장은 “모바일 제조사들은 얼마나 AI 에이전트를 용이하게 사용하게끔 하는지가 단말기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며 “통신사의 경우엔 소비자들이 자신들을 선택하는 차별화 요인으로 서비스 내 AI 에이전트 탑재 비중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AI 에이전트는 의사결정의 파트너로 부각될 것”이라며 “이를 적극 도입 중인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