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의 땅 남극. 그 척박한 환경은 어떤 생명체에게도 녹록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이곳을 항상 지키는 원주민이 있다. 바로 남극의 상징 ‘펭귄’이다. ‘펭귄’ 하면 노란 부리, 검은색 몸통, 하얀 배, 짧은 다리와 날개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모든 펭귄이 이렇게 생기지 않았다.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그 멋스러움이 각양각색이다. 시사위크 남극특별취재팀은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 만난 다양한 펭귄들의 모습과 삶을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남극특별취재팀=김두완 기자, 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남극특별취재팀 남극세종과학기지(이하 ‘세종기지’)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펭귄종은 ‘젠투펭귄’이다. 매일 아침 세종기지 주변 바닷가를 거닐면 3~4마리의 젠투펭귄이 무리를 지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세종기지 월동대 연구원들은 젠투펭귄을 ‘남극의 비둘기’라고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젠투펭귄이 공식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1781년이다. 독일의 동물학자 요한 라인홀드 포스터가 남대서양 포틀랜드 제도에서 발견했다. 이후 ‘젠투펭귄(Pygoscelis papua)’이라는 학명을 붙였다. 외형을 살펴보면 약 51cm~90cm 정도의 키, 무게는 5~8kg이다. 수컷은 암컷보다 약간 더 크지만 대체로 자그마한 몸집이다. 하지만 황제펭귄, 킹펭귄을 제외하면 3번째로 큰 펭귄에 속한다.
젠투펭귄은 주황색 부리, 검은색 등에 새하얀 배, 짧은 날개, 흰색 머리띠처럼 보이는 무늬를 가졌다. 여기에 온순한 성질, 겁이 많은 성격은 젠투펭귄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이처럼 귀여운 외모와 행동 덕분에 젠투펭귄은 황제펭귄, 아델리펭귄과 더불어 미디어 콘텐츠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펭귄이다.
실제로 1938년 리처드와 플로렌스 앳워터가 발표한 동화 ‘파퍼씨네 펭귄들’에 등장하는 펭귄도 젠투펭귄이다. 이 소설은 2011년 짐캐리 주연 동명 영화로 개봉, 1억8,754억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는 펭귄 대부분이 젠투펭귄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다.
세종기지 하계 연구대로 활동한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의 남현영 책임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미디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펭귄은 황제펭귄이나 킹펭귄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주황색의 부리와 검은 몸통에 가장 가까운 것은 젠투펭귄이다”며 “정확하진 않지만 미디어 제작자들이 젠투펭귄을 참고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박설민 기자, 김두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