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자 하나둘 출사표를 던지며 당권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김문수 전 대선 후보와 중진인 조경태(6선)·안철수(4선)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 데 이어 주진우‧장동혁 의원 등 초·재선 의원까지 출마표를 던졌다.
◇ 국민의힘 당권주자, ‘계엄‧혁신’ 인식 차 뚜렷
주진우 의원은 2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젊고 강한 보수’로 바꾸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주 의원은 “보수가 이대로 무너지면 대한민국도 바로 설 수 없다”며 “우리는 함께, 다시 일어나 ‘보수를 현대화’해야 한다. 젊고, 유능하면서도 강한 보수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의 개혁 방안으로 △일하는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된 민생 정책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 등을 들었다.
중진 의원 위주의 경직된 의사 결정 구조를 바꾸고, 초선 의원들을 기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 탓 공방으로 분열할 것이 아니라 새 일꾼을 발굴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적 쇄신’”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계엄을 옹호하거나 전직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건 우리 당의 확장성을 스스로 가두는 것”이라며 ‘윤어게인’ 등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며 당권주자로 나선 이들을 정조준했다.
그는 “우리는 여당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정권을 잃었고, 대선에서 패배했다. 과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당을 앞장서서 이끌 수는 없다”며 “당을 위해 묵묵히 헌신하며 백의종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일침했다.
이는 탄핵과 조기 대선 국면에서 과오를 가진 당내 인사들이 당권주자로 나선 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인적 청산만을 강조한 나머지 당이 쪼개지거나 개헌 저지선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선 패배 이후 당내 혁신과 쇄신을 강조한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의원, 윤희숙 혁신위원장 등은 ‘인적쇄신’을 요구하며 친윤(친윤석열)계를 향해 날 선 발언들을 내놓은 바 있다.
주 의원은 계엄과 윤 전 대통령과 선을 그으면서도 친윤계를 ‘인적 쇄신’ 대상이라는 데 동의하거나 당내 강성 지지층을 ‘극우’로 칭하는 등 당 주류에 반기를 드는 발언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안은 간단하다. 지난 정부에 대한 평가가 이번 대선에서 드러났다”며 “지난 정부를 이끌었던 분들은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 맞고 실제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출당이라거나 불출마 선언 하는건 현실적이지 않다. 의정활동이 3년 남았는데 불출마 선언한 의원의 의견을 누가 듣겠냐”며 “백의종군하면서 정치적입지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계엄 저지선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한길 씨에 대해 그는 “전한길 씨 같은 경우 이미 정치인 반열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며 “전 씨의 주장은 우리 당 기조와 맞지 않고 분열을 가져온다. 미리 알았다면 입당을 신중하게 생각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탄핵 정국 당시 “12‧3 비상계엄은 시대적 명령”이라는 발언으로 ‘계엄 옹호‧극우’ 비판을 받은 장동혁 의원도 전날(23일) 오전 국회 박물관에서 출마 선언을 했다. 당시 ‘탄핵 반대’를 당 기조로 잡은 친윤계가 선택한 차기 당권주자라는 평가가 나온 바 있다. 이에 장 의원은 ‘계엄은 잘못됐지만 계엄을 유발한 것은 민주당 책임’이라는 친윤계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했다.
장 의원은 “혁신은 ‘탄핵의 바다’가 아니라 계엄의 원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탄핵의 바다를 건너자’는 말은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보수 궤멸의 프레임에 동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계엄은 수단이 잘못되기는 했지만,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의회 폭거를 저지른 더불어민주당에게 계엄 유발의 커다란 책임이 있다”며 “의회폭거를 저지르는 더불어민주당과는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내부총질만 일삼았던 국민의힘에게도계엄 유발의 나머지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계엄을 비판하며 ‘탄핵 찬성’에 동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직격했다. 그는 “내부총질과 탄핵 찬성으로 윤석열 정부와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이제 와서 더불어민주당이 만든 ‘극우’라는 못된 프레임을 들고 와서 극우몰이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