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김두완 기자 국민의힘이 장동혁 대표를 전면에 내세운 장외 여론전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방선거를 반년여 앞둔 상황에서 중도층 민심 이탈 우려가 제기되고 있음에도 강경 노선을 강화한 배경을 두고 당 안팎에서는 “단순한 지지층 결집이 아니라 보다 큰 정치적 목적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22일 부산·울산을 시작으로 23일 경남 창원에서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열었으며 다음 달 초까지 충청·대구·경북·강원·경기 등 전국 순회 장외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장 대표는 창원 연설에서 스스로를 “레드 스피커(Red Speaker)”라고 규정하며 “대한민국의 법치는 이미 사망했고 이재명이 곧 법이 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을 두고는 “7,800억원을 포기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투쟁 과정에서 당 지도부는 공개 발언마다 장 대표를 중심축으로 언급하며 대중적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장 대표를 “강한 리더”로 소개하며 이름을 반복적으로 언급했고 신동욱 최고위원도 “국민의힘은 장동혁 대표 중심으로 모두가 한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지도부의 발언이 ‘이재명 비판’에 더해 ‘장동혁 중심’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장외투쟁이 인물 띄우기와 결합한 국면이라는 평가를 낳고 있다.
다만 장외투쟁이 선거 전략으로서 실효성이 있는지는 논란이다. 강경 노선이 핵심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중도층 확장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현실 때문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장 대표 띄우기에 집중하는 배경을 두고는 정치적 시간표를 의식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다음 달 3일은 12·3 불법계엄 1년이자 장 대표 취임 100일이 겹치는 시점이다. 당내에서는 이 날짜를 전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 논란에 대한 책임론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도부가 장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은 비상계엄·윤석열 관련 방어 국면을 ‘장동혁 리더십’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라는 것이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의 선거 연대에 선을 그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국민의힘은 쇄신 없이 과거식 ‘뭉치면 이긴다’ 방식을 반복하고 있다”며 “연대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의 장외투쟁·장동혁 띄우기가 단기 지지층 결집이 아니라 12월 3일을 기점으로 한 정국 방어 시도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장 대표가 어떤 메시지와 방향을 선택하느냐가 지방선거 전략뿐 아니라 향후 여권 내부의 주도권 경쟁에도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