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br>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본격적인 정계 진출을 선언하면서 본격적인 검증의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 사진은 윤 전 총장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정계 진출을 선언하면서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질과 도덕성에 대한 본격적인 검증의 시간을 맞이하게 됐다. 30년 간 ‘검사 윤석열’로서 칼을 휘둘러왔던 그가, 이제는 본인은 둘러싼 각종 의혹 검증 칼날을 견뎌내야 한다. 또한 국정 운영 능력도 검증대에 오를 전망이다. 

◇ 윤석열의 도덕성·자질 검증

현재 윤 전 총장 본인과 처가, 측근 관련 재판 및 수사가 7건이 진행 중이다. 본인은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부실수사 의혹, 한명숙 전 총리 수사팀의 모해위증교사 관련 수사방해 의혹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아내 김건희 씨와 장모 최모 씨 역시 수사 및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부인과 처가 등이 관련된 의혹으로 ‘X파일’과도 연결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부인과 장모가 연루된 각종 사건이 윤 전 총장에게 돌출 악재로 불거질 여지도 있다.

윤 전 총장의 병역 면제 문제도 다시 검증대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윤 전 총장은 1982년 신체검사에서 부동시 판정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았다. 또 서울중앙지검장이던 2017~2019년 조선일보·중앙일보 사주와 회동한 것도 논란거리다. 

윤 전 총장이 만일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할 경우 후폭풍에 직면하게 된다. 윤 전 총장은 법치와 정의, 공정 등을 강조하며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 그런데 정작 본인 주변이 깨끗하지 못했다는 공격에 노출되면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다. 

또 ‘정치인 윤석열’의 역량에 대한 검증도 남아 있다.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운 ‘반문 상징성’에서 비롯된 면이 크다. 그가 정계 입문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이런 상징성만으로 충분했지만, 대권에 뛰어든 이후에는 충분치 않다. 유권자는 그에게서 정책 역량과 국정 운영 능력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검찰총장직 사퇴 이후 최근까지 노동·경제·안보·외교 분야 전문가와 면담하고, 스타트업 청년 창업가와 만났다. 나름대로의 ‘대선 수업’을 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3개월의 속성 수업으로는 정치·행정 경험이 있는 다른 경쟁자들을 이기기 쉽지 않다. 윤 전 총장의 국정 운영 비전과 정책 마련을 도울 참모진 인선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테마주로 지목된 희림의 주가가 최근 크게 들썩였다. /뉴시스
윤 전 총장이 본격적으로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면서,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 국민의힘 입당해도 견제 받을 가능성 높아

윤 전 총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장모 최씨와 관련된 재판일 것이다. 최씨의 부정수급 혐의의 1심 재판은 내달 2일 선고되는데, 윤 전 총장의 대권 도전 직후인 만큼 판결에 눈길이 쏠릴 전망이다. 무죄가 선고된다면 윤 전 총장은 광폭 행보를 펼칠 가능성이 높지만, 유죄 판결이 나온다면 여야 인사들의 집중 포화가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언제 합류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집중 포화를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소속 당이 있어야 한다는 시각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하면 네거티브 대응을 위한 ‘비단주머니’를 펼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윤 전 총장 역시 지난 29일 기자회견에서 “정치 철학 면에서 국민의힘과 제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입당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 역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 출마선언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총 24명이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입당을 기정사실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이 총장 임기 만료일이었던 내달 24일을 기점으로 입당을 결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국민의힘에 입당하더라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입당을 촉구하며 “치열한 상호 검증을 해야 한다. 흠집이 난 사람이 대선 본선에 들어가는 순간 한 달 내로 폭락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결국 윤 전 총장은 끊임없이 입당 압박을 받겠지만, 입당 후 경선 과정에서 당내 주자들로부터 견제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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