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홍원 전 국무총리에게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 임명장을 수여한 후 위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국민의힘이 26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날 첫 회의를 연 당 선관위는 ‘공정’과 ‘흥행’을 기치로 내걸고 경선 레이스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후보를 중심으로 경선룰 원점 재논의 주장이 다시금 나오면서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선관위 인선을 완료했다. 선관위원장에 정홍원 전 국무총리가, 부위원장은 한기호 당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성일종 전략기획본부장, 김석기 조직부총장, 김은혜 홍보본부장,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등 11명이 위원으로 선임됐다. 

그간 당내 진통이 계속돼온 만큼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공정성’에 무게를 뒀다. 앞서 당내에선 경선준비위원장이었던 서병수 의원의 선관위원장 임명을 두고 소란이 이어졌다.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면서다. 이에 서 의원이 경준위원장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선관위원장에 선을 그으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정 전 총리를 선관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2012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것이 배경이 됐다. 선관위원 임명도 이를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경선에 있어 두 가지 키워드는 공정과 흥행”이라며 “공정하고 권위있는 정홍원 전 국무총리를 모신 데 이어 매우 공정하고 기획력 있는 분들을 위원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우려와 기대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만큼 선관위 역시 괜한 오해를 불식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첫 선관위 회의에서 “저는 분명히 말씀드린다. 처음부터 공정이고 나중에도 공정이고 최대 목표는 공정”이라며 “사심 없이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깊었던 당내 갈등도 어느 정도는 해소된 듯하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정홍원 선관위원장을 지명했기 때문에 일단 한고비는 넘어갔다”고 밝혔다. 김병민 윤석열 캠프 대변인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정 위원장 선임 이후로 어떤 캠프에서도 다른 불협화음이 나오지 않는 것 같아서 매우 다행”이라고 말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선거관리위원회가 경선룰을 원점에서 재논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시스

◇ 출발부터 경선룰 재논의 주장 ′솔솔′

이날 당 선관위의 출범으로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도 본궤도에 올랐다. 당 지도부는 선관위의 판단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 대표는 “정 전 총리를 위원장으로 모실 때 제가 ‘전권’이라는 단어를 반복해서 썼다”며 “최고위와 지도부에서도 선관위의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협조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뇌관’은 도사리고 있는 모양새다. 경선룰을 둘러싼 잡음이 그것이다. 일부 후보들은 컷오프 비율은 물론, 역선택 방지 조항 등을 선관위가 다시 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민의힘 경준위는 1차 컷오프를 100% 여론조사로, 2차 컷오프는 70% 여론조사 30% 당원투표로 경선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경준위가 무슨 권한으로 다 정해놓나. 경준위는 아무 권한이 없는 것”이라며 “선거관리위원회가 모든 안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기구”라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역선택 문제’를 지적하며 선관위 차원의 경선룰 재논의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대해 대선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선관위가 구성되자마자 이미 경준위에서 의결해 확정한 경선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토를 달고 나섰다”며 “또다시 평지풍파 일으키는 거냐”고 맹비난했다.

시작부터 갈등이 다시 불붙을 조짐을 보이면서 선관위로서도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경선룰) 그 문제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라며 “내일이든 시간이 되면 위원님들의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국민의힘 선관위는 매주 화요일 오후 3시, 금요일 오전 10시에 정례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이날 선관위는 여론조사, 선거인단, 홍보기획, 토론기획, 클린 경선 등 5개 소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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