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까지 매년 1종 이상 신차 공개… 내년까지 오프라인 전시장 7곳 구축
서비스센터, 볼보자동차 네트워크 이용… “별도 서비스센터 구축 계획 없어”
볼보·폴스타 차이점은 ‘디자인’과 ‘엠블럼’… 프리미엄 색채 희석 우려도

함종성 폴스타 코리아 대표이사가 21일 진행된 폴스타 한국 시장 론칭 행사에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 폴스타 코리아

시사위크|이태원=제갈민 기자  스웨덴의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마침내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폴스타 코리아는 21일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폴스타의 첫 번째 전시공간인 ‘데스티네이션 서울’에서 브랜드의 글로벌 현황과 비전, 그리고 중장기적인 한국에서의 사업 전략을 밝히며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폴스타는 볼보자동차에서 독립해 2017년 설립된 전기 자동차 브랜드로, 이전까지는 볼보자동차의 고성능 모델이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 브랜드와 닮은 꼴이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지향하는 것도 동일하다.

이날 폴스타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함종성 폴스타 코리아 대표이사는 “폴스타는 단순히 국내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아닌, 전기차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로운 ‘프리미엄 전기차’의 표준을 제시하며 길잡이 역할을 하는 가이딩 스타(북극성)가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폴스타는 볼보자동차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 서비스네트워크도 별도로 구축하지 않아 ‘프리미엄’의 색채가 희석되는 모습이다.

폴스타 코리아는 △2024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전기차 출시 △100% 온라인 판매에 신개념 전시공간의 결합을 통한 프리미엄 경험 제공 △약 500억원 투자로 2024년까지 전국 주요 대도시에 총 10곳의 고객 접점 확보 △볼보자동차의 전국 서비스센터 이용 등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 등 국내 판매 전략 및 비전 등을 설명했다.

먼저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폴스타2는 내년 1월 18일 공개할 예정이다. 폴스타2는 트림에 따라 최대 78kWh의 배터리 용량, 300kW(408마력) 및 660Nm의 강력한 성능, 그리고 540㎞(WLTP 기준)의 최대 주행가능거리를 갖추고 있다.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계약은 차량을 공개하는 내년 1월 18일부터 진행할 계획이다. 사전 계약을 비롯한 폴스타 차량 구매는 100%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이어 2023년 플래그십 SUV 폴스타3, 2024년 중형 SUV 폴스타4와 대형 스포츠 세단 폴스타5를 한국 시장에 출시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폴스타 차량 판매는 계약부터 결제까지 100%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온라인 공식 사이트에서 차량 시승 신청과 문의, 예상 출고일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폴스타의 한국 시장 1호 전시관인 데스티네이션 서울(이태원)에 전시된 폴스타2 및 폴스타2 미니어처. / 이태원=제갈민 기자

이와 함께 오프라인 전시공간도 마련해 소비자와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폴스타 전시공간에는 전통적인 영업사원이 없으며, 마치 갤러리에 온 것처럼 고객 개개인이 브랜드와 차량을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게 폴스타 코리아 측의 설명이다.

폴스타는 이러한 고객 접점 확보를 위해 2024년까지 총 500억원을 투자한다. 22일 공식 오픈하는 ‘데스티네이션 서울’을 시작으로, 오는 30일에는 스타필드 하남에 ‘스페이스 경기’를 오픈한다. 이어 내년 1월 19일 부산 센텀시티에 ‘스페이스 부산’, 그리고 내년 3월 ‘데스티네이션 제주’를 오픈한다. 또 2022년 3분기까지 대전과 대구, 광주에 차량 출고 및 시승센터를 오픈해 론칭 첫 해 전국에 총 7곳의 전시공간을 구축할 예정이다. 그리고 2024년까지 3곳을 추가로 구축해 총 10곳의 고객 접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데스티네이션은 차량 전시·시승·차량인도까지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이며, 스페이스는 데스티네이션과 기능은 동일하지만 스타필드와 같은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속 멀티플렉스 내에 위치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함종성 폴스타 코리아 대표는 이러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한국 시장에서 누적 판매대수를 약 3만대라고 목표치를 밝혔다. 연 평균 6,000대 꼴이다.

폴스타 차량 정비는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전국에 구축한 31개의 서비스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장점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를 내세우는 폴스타가 별도의 서비스센터를 구축하지 않는다면 볼보자동차와 차별화를 내세울 명분이 희석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앞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초기와 닮은 점이 있다. 다만, 현재 제네시스의 경우에는 현대자동차와 달리 별도의 제네시스 라운지를 운영하며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또 한국토요타자동차와도 상당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2000년 법인 설립 후 2001년부터 렉서스 브랜드를 론칭해 한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고, 이어 2009년 토요타가 한국 시장에 브랜드를 출범했다. 토요타는 2009년 한국 시장에서 영업을 시작할 당시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렉서스와 별도로 구축했다. 렉서스와 토요타가 한국토요타자동차 법인에 속해 있기는 하지만 브랜드가 다른 만큼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구분한 것이다.

그러나 폴스타는 이러한 점에 대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볼보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은 브랜드에 무관하게 동일한 서비스가 제공되며, 차별화를 두지 않는다는 게 함종성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함종성 대표는 “서비스센터는 볼보자동차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였다”며 “아직까지 별도의 서비스센터 구축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볼보자동차의 서비스네트워크를 활용한 세일즈·마케팅 전략은 브랜드 론칭 초기에는 비용 절감 등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향후 판매량이 증가하게 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 기간 동안 볼보자동차코리아도 성장을 거듭해 연간 판매량이 계속해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두 브랜드의 차량을 볼보자동차 서비스네트워크에서 모두 소화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서비스네트워크 공유가 가능한 이유 중 하나로는 폴스타2 모델에는 볼보자동차의 모듈형 플랫폼인 CMA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통합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볼보자동차에 탑재된 것과 동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차체를 구성하는 뼈대와 전자장비가 볼보자동차와 동일한 만큼 정비도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폴스타 브랜드 론칭 행사 질의응답(Q&A) 세션에서 함종성 폴스타 코리아 대표(오른쪽 두번째) 등 폴스타 코리아 관계자들이 답변을 하고 있다. / 이태원=제갈민 기자

이날 폴스타 브랜드 론칭 행사에서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폴스타가 한국에서 포지셔닝하려는 브랜드 이미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폴스타 코리아 측은 “‘디자인’과 ‘지속가능성’ 두 가지 키워드로 한국 시장에 새로운 프리미엄 전기차의 기준을 내세우겠다”고 답했다. 볼보자동차에서는 전동화 모델에 ‘리차지’라는 고유의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지난 3월 C40 리차지를 공개한 바 있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 모델도 CMA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사실상 폴스타가 국내에 판매하는 차량과 볼보자동차의 리차지 모델과 차이점은 디자인과 엠블럼인 셈이다.

이 외에 폴스타 코리아는 현재 자동차 업계가 겪고 있는 반도체 수급 문제에 대해 “2021년에는 폴스타도 반도체 수급에 문제를 겪은 점은 동일했으나, 2022년에는 모든 문제가 해결됐고, 한국 수급 물량은 반도체 수급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내년 1월 폴스타2 사전계약을 진행한 후 첫 차량 인도 시점은 3월 중순 정도가 될 것 같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또한 폴스타 브랜드 론칭과 폴스타2 제품 론칭을 별도로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브랜드와 제품 론칭을 동시에 하면 제품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 생각했다”며 “브랜드의 지향점과 지속가능성 등에 대해 더 알려주기 위해 별도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폴스타 코리아가 국내에 판매하는 전기차 모델에는 LG화학 배터리를 기본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추후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폴스타3나 폴스타4·5 등 모델에 적용되는 배터리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 폴스타 코리아 측은 LG화학 외에도 SK온 등 기업과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그 외 국내 기업들과 함께 반도체 부분도 협업할 계획이다.

폴스타의 한국 시장 1호 전시관인 데스티네이션 서울(이태원)에 전시된 폴스타 콘셉트카 프리셉트. / 폴스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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