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호텔신라가 내세운 사외이사 후보자 2명에 대해 반대를 권유했다. /뉴시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호텔신라가 내세운 사외이사 후보자 2명에 대해 반대를 권유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호텔신라가 지배주주 일가의 사건을 담당했던 법무법인의 고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것을 추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배주주 일가를 고객으로 맞았던 법무법인 출신인 만큼, 독립성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사외이사 후보자 2명 향해 ‘반대’

호텔신라는 오는 17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삼성전자 장충사옥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주주총회 안건으로는 각종 보고사항을 비롯해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등의 선임이 상정된다.

그런데 매년 주요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를 권유하고 있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호텔신라가 후보자로 내세운 사외이사 중 2명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먼저, 진정구 사외이사 후보자다. 국회사무처 입법차장 출신인 그는 2019년부터 법무법인 광장의 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문제는 해당 법무법인이 지난해 지배주주 일가의 사건을 변호했다는 점이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은 “최근 3년 내에 해당 회사 또는 지배주주 일가와 법률대리 또는 자문계약을 체결한 경우 해당 조직에 속해있는 자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지적하며 반대를 권고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김현웅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후보자 역시 유사한 문제가 지적됐다. 김현웅 후보자는 현재 법무법인 바른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인데, 해당 법무법인이 HDC신라면세점의 밀수사건 형사재판에서 HDC신라면세점을 대리했을 뿐 아니라 김현웅 후보자가 직접 변호사로 참여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동화면세점 주식 매도청구권 행사와 관련해 호텔신라가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을 상대로 2017년부터 진행 중인 주식매매대금청구 소송도 법무법인 바른이 호텔신라를 대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진정구 후보자와 같은 이유로 독립성 부족이 우려돼 반대를 권고한다는 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측 입장이다.

이와 관련, 호텔신라 측은 “주총 전에 주주들께 잘 설명해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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