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책방을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를 맹폭하고 나섰다. 사실상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 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책방을 열겠다고 밝힌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를 맹폭하고 나섰다. 사실상 ‘정치적 공간’을 만들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 책방을 열 것으로 알려지자 국민의힘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책방을 ’정치적 공간‘으로 활용해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는 의구심을 드러낸 것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책이야 집에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책방이라는 핑계로 정치 공간을 만들어 조여오는 여론에 대한 대응을 하려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경남 양산 사저 근처에 책방을 연다는 구상을 밝혔다. 마을 주택 한 채를 리모델링해서 오는 2~3월경 본격 운영에 나설 계획이다. 단순히 책을 파는 공간이 아닌, 독서토론과 공부 모임 등 프로그램도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문 전 대통령의 계획은 ‘잊혀진 삶’과 동떨어진 행보라고 지적했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전날(16일) 논평에서 “잊혀진 삶을 살겠다고 말한 게 불과 열 달 전이거늘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힐까 두려운, 한물간 정치인의 작태를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전직 대통령”이라고 쏘아붙였다. 

김종혁 국민의힘 비대위원도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본인이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고 계속 이야기를 하셨지 않나”라며 “거기에 부합되게 살고 계신 건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번 ‘책방 운영’에 대해 궁극적으로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두고 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도 드러내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구심점으로 ‘친문계’의 세 규합 관측이 나오면서다. 당장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지지자들이 이에 반발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다.

신 부대변인은 “자의든 타의든 지지자를 규합하고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는 속내에는 본인의 영향력이 꺼질까 하는 두려움, 다시 말해 나를 중심으로 건재했던 과거를 유지하고 싶은 치졸한 야욕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성 의장 역시 이러한 비판에 힘을 실었다. 그는 “잊혀진 삶을 살고 싶다며 소박한 꿈을 꾸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말하지 않으셨나”라며 “하지만 이 모든 말씀들이 허언이었다. 문 정권에서의 비리 의혹들이 튀어나오자 이젠 정치의 공간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속이지 말라”며 “부정비리 의혹을 덮기 위해 정치 공간이 필요하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책방의 문을 여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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