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빌라 평균 전세가격 2년 만에 5,512만원 하락
영등포구 빌라 역전세 비중 50.2%
시사위크=김필주 기자 올해 1~5월까지 서울에서 이뤄진 빌라(연립‧다세대) 전세 거래 3건 중 1건 이상이 역전세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은행 등 여러 조사기관들은 올 하반기부터 역전세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내놓고 있다. 이에 정부는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에 한해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27일 ‘다방’을 운영 중인 ‘스테이션3’는 국토부 실거래가를 바탕으로 2021년 1~5월까지 서울 빌라 전세 거래 3만7,697건 중 올해 1~5월 동일 주소지‧면적에서 1건 이상 전세 거래가 발생한 8,258건을 분석한 결과 34.7%에 속하는 2,869건이 기존 전세 보증금 대비 전세 시세가 하락한 역전세 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 역전세 주택의 기존 전세 보증금과 현재 전세 시세간 차액은 평균 2,859만원(평균 11.2% 하락)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소재 빌라의 동일 주소지‧면적에서 발생한 역전세 거래 중 기존 보증금 대비 전세금이 가장 크게 하락한 지역은 강남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서초구, 송파구, 종로구 순이었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 2021년 1~5월 동안 빌라의 평균 전세가격은 4억250만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1~5월에는 3억4,738만원을 기록하면서 2년 전에 비해 5,512만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의 빌라 평균 전세가격은 3억6,694만원에서 3억1,759만원으로 4,935만원 떨어졌고 송파구는 3억6만원에서 2억6,407만원으로 3,599만원 내려갔다. 종로구는 2억7,526만원에서 2억4,133만원으로 전세가격이 3,392만원이나 싸졌다.
서울 소재 빌라의 동일 조건 거래 중 역전세 비중이 높은 자치구는 영등포구로 절반 이상인 50.6%가 역전세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강서구 47.6%, 금천구 44.1%, 양천구 42.5%, 성북구 41.9%, 강남구 41.8% 순으로 나타났다.
장준혁 다방 마케팅실 실장은 “이번 분석 과정에서 아파트뿐 아니라 서울 지역 연립·다세대 전세 거래에서도 역전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난 2021년 하반기 전세 거래와 올해 1월~5월 전세 거래 중 동일 조건에서 발생한 거래를 비교했을 때에도 약 50.7% 거래에서 전세가격이 하락하면서 올 하반기에도 역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소속 부동산 전문가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최근 한국은행도 보고서를 통해 4월 기준 역전세 위험 가구가 전체 전세 가구 중 52.4%를 차지한다고 경고한 만큼 올 하반기부터 역전세 이슈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서울 내 아파트 전세는 역전세 위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지방이나 빌라‧오피스텔 등은 상대적으로 역전세 발생 가능성이 높고 피해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비교적 시세가 명확한 아파트 전세의 경우 집주인 보유 중인 아파트를 팔거나 대출을 받아 보증금 반환에 사용할 수 있지만 시세가 불명확한 빌라‧오피스텔은 보증금 반환 대출도 어렵고 경매 등에 넘겨도 제 값을 받기 어려워 역전세 발생시 전세사기에 이어 또 다른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올 하반기부터 역전세난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공중파 매체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특히 정부는 대출 실행 과정에서 적용하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