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탄핵안 가결 ‘총력전’에 나섰다.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탄핵 표결에 나서달라”는 호소에 나섰고, 국민을 향해선 “국회로 모여달라”며 여론전을 하기도 했다.
◇ 야권, 한동훈 사실상 ‘탄핵 찬성’ 계기로 ‘가결 총력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탄핵에 찬성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후 야권은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이재명 대표는 한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고, 개별 의원들은 ‘호소문’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설득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윤석열 내란사태 관련 특별성명’에서 한 대표의 입장 발표에 대해 “우리 국민의 압도적 다수가 탄핵을 찬성한다. 국민을 대리하는 정치인들이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행위를 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인 동시에 내란 세력의 반란 행위에 동조하는 행위”라며 “한 대표께서 직무 정지에 동의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니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이라도 만나야 한다”며 “이 중대한 역사적 국면에서 국민과 국가를 우위에 두고 책임을 다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의논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야권 의원들은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한 호소문을 공개하며 ‘탄핵 찬성’ 요청에 나섰다. 박홍배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의원님들께 박홍배가 호소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올렸다.
호소문에는 “지금 비상계엄 사태는 당리·당략과 유불리에 따를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회는 할 일을 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 잡았던 비상계엄 선포는 위헌이었으니 탄핵 가결을 위해 표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주민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의원님께 호소드린다. 국민께서는 8표가 아닌 108표를 원하신다. 탄핵 표결에 나서달라”고 했고, 송재봉 원내부대표도 “7일 탄핵 표결에 8명의 국민의힘 찬성표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을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에 국민의힘은 동참해 달라”고 적었다.
민주당 당직자들도 나섰다. 이들은 ‘호소문’을 통해 “지금 대한민국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민주주의는 위협받고, 국민의 신뢰는 흔들리고 있다”며 “이 위기의 순간에 (국민의힘 당직자) 여러분의 결단과 행동이 역사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더는 방관하지 말고 행동해 달라. 국민과 역사는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국혁신당도 여론전에 나섰다. 조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께서는 윤석열 씨 탄핵소추안이 처리될 국회가 있는 여의도로 바로 와 달라”며 “절체절명의 대한민국을 국민 여러분께서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조 대표는 탄핵안 표결을 7일에서 이날로 앞당기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는 “탄핵소추안을 12월 7일에 처리할 필요가 없다. 가장 이른 시간에 해야 한다”며 “탄핵이 무산되더라도 조국혁신당은 몇 번이고 탄핵소추안 수정안을 제출해 기필코 윤석열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다만 민주당은 예정대로 오는 7일 탄핵안 표결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표결 일정 변경 가능성에 대해 “안 바뀔 것 같다”고 했고, 박찬대 원내대표도 “현재까지 일정 변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시간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 당초 7일 오후 7시로 표결이 예정돼 있었지만, 앞당겨질 수 있는 상황이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7일 오후) 5시 예정”이라며 “시간을 여유롭게 당기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윤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 방문을 막기 위해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스크럼을 짜는 등 총력 저지 태세를 보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국회 방문 소문이 퍼진 것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회동 직후였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 긴급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에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원칙적으론 현재 내란 주모자인 데다가 법적으로는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 경호처 포함한 군 동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통령 국회 출입은 현시점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후 야권 의원들은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 모여 윤 대통령이 국회 본청에 들어오지 못하게 ‘인간 띠’를 만들었다. 또 ‘윤석열을 탄핵하라’, ‘내란수괴 처벌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을 탄핵하라”고 외쳤다.
이러한 총력 저지 태세는 대통령실이 “대통령께서는 오늘 국회 방문 일정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서야 정리됐다. 하지만 민주당은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국회 본청에서 비상 대기한다는 계획이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긴급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 전원과 당직자·보좌진 전원의 총동원령이 (내려졌다)”며 “다들 (본청에) 모일 것이고, 탄핵안이 가결될 때까지 떠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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