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자체 ‘계엄 특검’ 논의에 나서는 것이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자당이 처한 현실 정치 때문에 원내대표로서 ‘독이 든 성배’인 특검법 논의를 할 수밖에 없다며 애통함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체포 이후 당내서 자체 특검법 발의를 논의하는 것을 두고 지지층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오늘 우리는 특검법을 논의한다. 참담하다”며 “바로 어제 체포당한 대통령을 오늘 우리 손으로 특검법을 발의해서 수사하겠다는 것이 정치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인간으로서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말한 뒤 잠시 고개를 숙이고 발언을 멈췄다. 이어 헛기침 후 발언을 다시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체포 직후 특검법을 논의해야 하는 처지에 눈물을 참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러면서 “의원 여러분의 마음을 제가 알고 있다. 얼마나 답답하고 화가 치미나. 저 역시 마찬가지”라며 “개인적으로 윤 대통령은 제 오랜 친구다. 대통령 선거 당시 제 선거보다 열심히 뛰었다”고 호소했다. 또 “어젯밤 너무 괴롭고 잘할 걸 자책하면서 정치가 무엇인지 깊은 회의를 느끼면서 제대로 잠을 못 잤다”고 덧붙였다.
권 원내대표는 “하지만 오늘 우리는 특검법 논의를 해야만 한다”며 “당의 미래를 생각하고 미래를 향한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 당이 처한 현실이 정말 냉혹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이 만든 내란외환특검법이 이번 주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제가 설명해 드리지 않아도 의원 여러분께서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제가 원내대표 출마하면서 독이 든 성배를 들었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오늘이 바로 그 독이 든 잔을 마시는 심정이다. 부디 우리 당이 처한 현실을 깊이 살피셔서 의원 여러분께서 현명하게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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