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취임식 가져
관세와 세금으로 타 국민 아닌 미국 국민들 부유하게 할 것 강조

20일(현지시간)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했다. 취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고 선언했다. 사진은 취임식에서 발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47대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오늘부터 미국은 자유롭고 주권적이며 독립적인 국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용감하게 일어설 것이며, 우리는 자랑스럽게 살고 대담하게 꿈을 꿀 것이다. 아무것도 우리를 가로막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미국인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우리의 것이며, 우리의 황금기는 막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47대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말한 내용이다.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의 부흥과 더불어 이민자 정책과 국경, 멕시코만과 파나마 운하 등 여러 분야를 언급하며 “위협과 침략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겠다(Defend our country from threat and invasions)”고 선언했다. 

트럼프 “무너진 미국을 재건할 것”

CBS NEWS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미국을 황금기로 이끌고 전임자의 정책으로 인해 초래된 ‘쇠퇴(Decline)’에서 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취할 방식 중 하나는 바로 불법 이민자를 막고, 더 이상 불법 입국을 눈감지 않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며,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돌려보내는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만(Gulf of Mexico)의 명칭도 미국만(Gulf of America)으로 바꾸고, 파나마운하 운영권도 다시 가져오겠다고 예고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99년 운하 통제권을 포기했고, 운하는 현재는 파나마 운하청(Panama Canal Authority)이 운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미국은 파나마 운하 건설 프로젝트에 많은 돈과 인력을 쏟아부었으나 결코 주어선 안 될 어리석은 선물(Foolish gift) 때문에 매우 나쁜 대우를 받고 있다”며 “미국 선박과 해군은 공정하게 대우받지 못하고 있고, 현재 운하는 중국이 운영하고 있어 우리가 다시 되찾겠다”고 연설에서 밝혔다.

이어 미국에서 공식적인 성별은 ‘남성’과 ‘여성’뿐이며, 코로나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다 부당하게 추방당한 군인들을 복직시키고 미지급 급여를 전액 지급하겠다고 전했다.

관세 강화해 미국 노동자 보호, 다시 한번 ‘제조’ 국가로  

경제성장을 위한 방법 또한 강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문 전문을 살펴보면 다시 한번 제조 국가로 거듭날 것이며, 관세와 세금으로 미국을 보호하겠다는 언급이 나와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바로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늘리고 이를 사용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가격을 낮추고, 전략비축유를 채워 전 세계에 수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발아래에 있는 액체 금(Liquid gold)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전 정부에서 실시한 그린뉴딜 정책을 폐기하고 전기자동차 의무화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노동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무역 시스템을 정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실시할 정책은 바로 외부 국세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설립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국세청(Internal Revenue Service)의 영문명엔 내부(Internal)가 들어간다. 이를 뒤집어 적음으로써 외부로부터 관세와 세금을 징수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 모인 참석자들./ AP·뉴시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는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 모인 참석자들./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하기 위해 우리 시민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대신, 우리 시민을 부유하게 하기 위해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주변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높은 관세를 부여하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중국산 제품에 60% 관세를 부과하고, CNN의 보도에 따르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와 캐나다엔 오는 2월 1일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같은 조치는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기 위한 발판을 만드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제품들은 임금이 저렴한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과 비교했을 시 가격 경쟁력에서 뒤처져 이를 높은 관세로 보조하는 것이다. 또한, 높은 관세가 부여되면 세계의 제조기업들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오히려 미국에 공장설립을 주도할 수 있다. 

그리고 트럼프는 연방정부와 신뢰 효율을 회복하기 위해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를 설립하겠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하기 전 당선인 신분으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지명한 바 있다. 

전 정부 인사들 면전에서 비판한 트럼프

이날 취임식엔 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 버락 오바마를 포함한 전 정부 인사들도 참석했다. NPR(National Public Radio)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바로 뒤에 앉아 있는 상황에서 ‘황금기’를 언급하며 전 정부를 비난했다. 

실제로 연설에서 트럼프는 “오늘 우리가 모인 지금, 우리 정부는 신뢰의 위기에 직면해 있고, 수년 동안 급진적이고 부패한 기득권은 우리 시민들로부터 권력과 부를 빼앗아 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사회의 기둥이 무너지고 완전히 황폐해진 것처럼 보이는 반면, 우리는 지금 국내에서 간단한 위기조차 관리하기 힘들고, 해외에서 계속되는 재앙적 사건에 휘말려 드는 정부를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는 공중보건 시스템도 비판했다. 트럼프는 “우리는 재난 시 도움이 되지 않는 공공 보건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북미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인 ‘데날리(Denali)’를 매킨리산(Mount McKinley)으로 되돌릴 것이라고 발언했다. 

CBS NEWS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917년에 이 산을 윌리엄 매킨리 미국 25대 대통령의 이름을 딴 매킨리산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2015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 산은 전통적인 알래스카 원주민 이름인 ‘데날리’로 복원한 적 있다. 트럼프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보는 앞에서 그의 행적을 한순간에 지운 것이다. 

한편, 이날 이뤄진 취임식엔 전 정부 인사들뿐만 아니라 일론 머스크(테슬라),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마크 저커버그(메타) 등 기업인들도 여럿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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